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대선 당시 법무부에도 ‘대선 공약 자료’ 제출을 요구했던 것으로 5일 전해졌다. 검찰은 여성가족부 김경선 전 차관 등이 민주당 요청에 따라 대선 공약 자료를 만들어 준 혐의에 대해 수사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 박진규 전 차관이 공무원들에게 민주당을 위한 대선 공약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민주당이 다른 중앙부처에도 공약 자료를 요구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이번에 법무부가 대선 공약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련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측은 대선을 앞두고 중앙부처에 대선 공약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법무부도 이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법무부는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민주당에 자료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법조계에서는 “검사들이 근무하는 법무부가 선거법 위반이 될 만한 일에 가담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는 말이 나온다.

법무부는 “작년 8월쯤 민주당 측 인사로부터 20대 대선 공약 관련 요청을 받았으나, 요청에 따른 자료를 제출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 밖의 사항에 대해선 관련 사건 수사 중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의 여가부 대선 공약 개발 의혹 수사는 작년 11월 중앙선관위의 고발로 시작했다. 민주당 정책연구위원이 작년 7월 대선 공약에 활용할 자료를 요구하자 여가부 과장급 공무원 A씨가 각 실·국에 정책 공약 초안 작성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A씨는 회의를 거쳐 정리한 자료를 민주당 정책연구위원에게 전달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은 정책 공약 관련 회의를 주재하는 등 해당 업무를 총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관위는 김 전 차관과 A씨를 검찰에 고발하며 “공무원의 선거 관여는 선거 질서를 흔드는 중대 범죄”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 김 전 차관과 A씨 등을 소환 조사했다. 여가부 담당 민주당 전문위원의 카카오톡 대화방도 압수 수색했다. 여가부 공무원들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민주당 당직자들도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한다. 여가부 측은 “과거 관례대로 대선 공약 자료를 제출해왔고, 이는 다른 부처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