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헌, 변호사 /뉴시스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리며 군사정권 시절 수많은 양심수와 시국 사범을 변호했던 한승헌(88) 변호사가 20일 별세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관계자는 이날 “민변의 원로회원인 한 변호사가 작고했다”고 밝혔다.

1934년 태어난 고인은 전주고, 전북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57년 제8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뒤 검사로 임관했다. 1965년부터는 검찰을 떠나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동백림 사건, 김지하 시인의 ‘오적’ 필화 사건, 민청학련 사건, 통일혁명당 사건 등을 변론하는 등 ‘시국사건 1호 변호사’로 불리기도 했다.

1975년 ‘유럽 간첩단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규남 의원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구속됐다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재심 끝에 2017년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고인은 또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내란음모 사건 당시 공범으로 몰려 투옥되기도 했으며 1988년 민변 창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이후 1998년에서 1999년까지 제12대 감사원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당시 노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다.

이 밖에 한국기자협회 법률고문과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관훈클럽 고문변호사, 서울시 시정고문단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18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