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전경

마약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관이 외국인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이 기각되자 다른 경찰서의 별건(別件) 혐의 체포영장으로 불법 체포하고 강제로 먀약 관련 조사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윤선)는 마약범죄를 수사하는 현직 경찰관 A씨를 직권남용감금 등 혐의로 지난달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관 A씨는 지난해 한 외국인 B씨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마약 사건을 맡아 수사를 하게 됐다. A씨는 수사를 위해 체포·압수·통신영장을 신청했지만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법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 무렵 B씨는 서울의 다른 경찰서에서도 주거침입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 혐의로 B씨에게는 체포영장이 발부됐는데, A씨는 소속도 되지 않은 이 경찰서의 영장으로 충청북도에 있던 B씨를 체포했다. 피의자가 지명수배되는 경우 다른 경찰서가 발부받은 영장으로도 체포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A씨는 B씨를 사무실에 9시간 동안 붙잡아뒀고, 소변과 모발을 강제로 채취했다.

검찰은 주거침입 사건을 넘겨받아 기록을 검토하던 중, 경찰이 체포영장에 적힌 경찰서가 아니라 다른 사무실에 피의자를 데려간 점에 의문을 품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A씨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별건 체포영장을 불법 집행한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발표한 형사부 우수 업무사례에 이 사건을 선정했다.

대검은 관내 경찰서에 ‘강력범죄 주요 사례분석’ 자료를 배포하고 실시간 연락체계를 구축한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이복현)도 우수 사례로 뽑았다. 해당 부서는 경찰서 강력팀장 등과 간담회를 개최해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강력범죄의 재판 과정에서 생기는 쟁점들과 주요 수사 사례를 분석한 자료를 관내 경찰서에 배포했다. 또 개정 형사소송법에서 추가된 강제수사 유의사항을 전달하고, 경찰 쪽의 애로사항을 듣는 등 긴밀한 검․경 협력의 모범 사례를 보였다고 평가받았다.

이외에도 낙동강 상류에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 오염수를 대량으로 무단 유출한 이강인 영풍 대표이사와 석포제련소장 등 임직원 8명을 불구속 기소한 대구지검 형사3부(부장 김제성), 허위 자백할 ‘폭탄업체’와 가짜 총책을 2중으로 내세워 56억원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일당을 기소한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2부(부장 박은혜)도 우수 사례로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