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시험에 다섯번 낙방해 관련법에 따라 더는 응시할 수 없게 된 50대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재판부가 패소한 당사자를 존댓말로 위로하는 문장을 판결문에 적어 법조계에서 화제다.

서울행정법원 전경. /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는 로스쿨 졸업생인 50대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변호사 시험 응시 지위 확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명문대 법대를 졸업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법시험을 포기했던 A씨는 2012년 로스쿨에 입학해 시험을 준비했다. 일을 병행하면서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다가 직장암과 뇌경색 판정을 받기도 했던 A씨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네 차례 변호사시험에 불합격했다.

마지막 기회인 2021년에는 시험 원서를 내놓은 상태에서 응시를 포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시험 바로 전날인 그해 1월 4일 평소 앓던 천식을 치료하러 병원을 방문했다가 코로나 검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다섯 차례만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고 규정해 A씨는 더 이상 시험 응시가 불가능한 이른바 ‘오탈자’가 됐다.

이에 A씨는 변호사시험법의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헌법재판소가 변호사시험법에 대해 수차례 합헌 결정했다는 이유를 들어 A씨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재판부는 판결문 마지막에 “원고가 직장암·뇌경색·천식 등을 앓으며 시험 준비를 해온 사정이 매우 딱하고 공감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비교적 최근까지 (합헌이라는) 헌재의 견해가 완강하므로 (이번) 법원의 판단은 부득이한 것이라는 점을 밝혀 둡니다”라는 문장을 적었다. 평어체로 작성하는 판결문에 판사가 존댓말로 판결 이유를 설명하며 패소한 원고를 위로하는 문장을 적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법원 관계자는 “그만큼 A씨 사정이 딱한 점을 재판부도 공감하고 위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A씨 측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