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청사

두 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사람을 가중처벌하는 도로교통법(윤창호법) 일부 조항은 위헌이라는 작년 11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앞서 이 조항을 근거로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들이 대법원에서 잇따라 파기환송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작년 5월 혈중알코올농도 0.146%의 만취 상태로 차를 몰고 약 11㎞를 이동한 혐의를 받았는데, 그는 음주운전으로 2012년과 2014년 벌금형 처벌을 받았고 2016년에는 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거부로 2회 이상 적발된 사람에게 2∼5년의 징역형이나 1000만∼2000만원의 벌금형을 부과하는 ‘윤창호법(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을 적용했다.

1심도 “이미 4회의 음주운전 전과(음주측정 거부 포함)와 4회의 무면허운전 전과가 있음에도 이전 범행일로부터 5년이 경과하기도 전에 동종 범죄를 반복해 저질러 개전의 의지가 매우 부족해 보인다”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2심 선고 한 달 뒤 헌재는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2년, 벌금 1000만원으로 정해 (상습 음주운전이라도)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행위까지 지나치게 엄히 처벌하도록 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창호법으로 불린 옛 조항은 2회 이상의 음주운전을 하면 징역 2~5년 또는 벌금 1000만~2000만원으로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했는데, 해당 법 조항이 과거 음주운전 적발로 특정한 형량이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없고 기간도 제한하고 있지 않아 과도한 처벌에 해당한다는 취지였다.

대법원도 헌재 결정에 따라 “원심으로서는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 중 ‘44조 1항(음주운전 금지 조항)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 관한 부분의 위헌 여부 또는 그 적용에 따른 위헌적 결과를 피하기 위한 공소장 변경 절차 등의 필요 유무에 관해 심리·판단했어야 한다”며 2심 선고를 파기했다.

헌재의 위헌 결정 대상은 ‘옛 도로교통법’(2018년 12월 개정 후 2020년 6월 다시 개정되기 전까지의 도로교통법)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2020년 6월 다시 개정된 도로교통법에도 위헌인 가중처벌 조항이 사실상 그대로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 원칙에 따라 똑같이 무효로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A씨의 사건이 파기된 날 대법원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돼 벌금 1200만원이 선고된 B씨 사건(2021년 2월 음주운전 재범)도 같은 취지로 사건을 깨고 2심으로 돌려보냈다. 2021년 음주운전으로 전치 2주 상해를 입힌 혐의로 벌금 1200만원을 선고받은 C씨(2011년 음주운전 벌금 200만원) 사건도 파기환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