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대 피해를 낳은 ‘라임 펀드 사기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영홍(도피 중) 메트로폴리탄 회장의 측근 정모씨가 이달 초 필리핀에서 붙잡혀 이르면 18일 국내로 송환될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정씨는 김 회장이 라임 펀드 투자금을 이용해 인수한 한 카지노의 운영을 맡아 김 회장이 횡령한 자금의 흐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법조계에서는 정씨의 진술 여부에 따라 사실상 중단됐던 ‘라임 사건’ 수사가 재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작년 9월 도박장 개설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인터폴 수배 상태인 정씨는 지난 8일 필리핀 경찰에 의해 현지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필리핀 경찰로부터 정씨 신병을 인계받아 이르면 18일 국내에 송환할 예정이다. ‘라임 사건’ 핵심 인물인 김봉현(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2020년 5월 검찰에 체포된 후 ‘이 사건의 몸통은 김영홍 회장’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해외 리조트 및 카지노 사업을 명분으로 라임 펀드로부터 가장 많은 금액(약 3500억원)을 투자받았다. 검찰은 김 회장이 투자 받은 금액 중 대부분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용처를 추적했지만 김씨가 해외로 도피하면서 수사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에 체포된 정씨는 김 회장이 2018년 12월 라임 펀드 투자금을 이용해 인수한 필리핀 세부의 한 카지노의 운영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검찰 수사 약 3개월 전인 2019년 10월 해외로 출국해 잠적했는데, 당시 정씨가 마카오 등에서 김 회장을 직접 만나 해외 도피를 조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카지노 수익금 중 일부가 김 회장의 도피 자금으로 쓰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송환과 동시에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정씨 체포가 가져올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정씨에게 김 회장의 행방과 김 회장이 횡령한 자금의 용처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자금 흐름이 드러나면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라임 일당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의혹을 받는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 기동민·이수진(비례대표) 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도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