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구속 기소)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같은 날 새 휴대전화를 개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2주 전이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3인방’이 동시에 휴대전화를 바꾼 것이다. 유씨는 지난 9월 29일 압수수색 며칠 전과 당일, 기계와 번호가 모두 바뀐 휴대전화로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부실장, 김용 선대위 조직부본부장 등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측근과 통화했다. 법조계에선 ‘윗선’ 지시에 따른 조직적인 ‘증거 인멸’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왼쪽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뉴시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의 압수수색(작년 9월 29일) 2주 전인 작년 9월 14일 새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이후 검경 조사에서 김씨와 남씨도 같은 날 휴대전화를 바꾼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이 휴대전화를 바꾼 날은 화천대유가 3년간 57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본지가 처음 보도한 바로 다음 날이기도 하다.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의혹이 언론을 통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이 바로 이 때다. 언론이 대장동 사업에 관심을 가지자 검찰, 경찰 수사에 대비해 ‘대장동 3인방’이 동시에 휴대전화를 교체했을 가능성이 크다.

유씨는 작년 9월 29일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교체한 휴대전화로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부실장과 8차례, 김용 선대위 조직부본부장과 6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통화는 압수수색 일주일 전부터 당일까지 짧은 기간에 집중됐다. 김씨의 경우 유씨와 자신의 통화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입장문을 내면서 “화천대유 게이트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당사자(유동규씨)와 통화한 일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작년 11월엔 “통화한 적 없다”고 본지에 해명해, 말을 바꾼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경찰의 포렌식 결과 유씨는 같은 휴대전화로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 등과도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