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24일 발표한 특별사면자 명단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포함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빠졌다. 그 이유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민적 정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뇌물 수수 등 두 전직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가 유사하고 국민 정서도 큰 차이가 없다”며 “국민 화합보다는 야권을 갈라 치기 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전 대통령 측도 “정략적 사면에 대한 참담한 심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년 신년 특별사면 발표를 하고 있다. 2021.12.24. /공동사진취재단

박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40분쯤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그 사안의 내용이 다르다”며 “구체적으로 사면이 어떠한 경위와 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졌는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매우 중요한 기준이었다”고도 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21일 열린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에서 심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심사 대상도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전 대통령 건을 사면심사위에 회부할지 여부를 놓고 법무부 등 정부 차원의 논의도 없었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이 전 대통령의 형량(징역 17년)이 박 전 대통령(징역 22년)보다 낮은데 사안이 달라 사면에 차별을 뒀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법조인은 “고령인 두 사람을 건강 상태로 비교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어깨(회전근개), 허리 디스크 질환이 악화돼 지난달 22일부터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이다. 1941년생으로 박 전 대통령보다 열한 살이 많은 이 전 대통령도 수감 후 당뇨 등 기저 질환으로 세 차례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사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두 분 전임 대통령을 임기 내내 구속했다가 대선을 목전에 두고 한 분만 사면했다”며 “법치의 원칙으로나 국민 정서상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인사들을 사면하는 데 대한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란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건강이 나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대통령이 풀려난 것은 본인을 위해 다행”이라며 “이번 사면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사법 처리가 정치 보복이었음을 다시 확인하게 하는 처사로, 이 전 대통령은 평소 이 정권에서 사면받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