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조선DB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17일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며 자신은 “보수언론의 허위 내지 왜곡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윤석열) 징계재판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채택된다면 증언할 용의가 있다”고도 밝혔다.

검찰 내부에선 “감찰부 내부 반대에도 한명숙 전 총리사건 기소를 강행하려 했던 것도, 독직폭행 1심 유죄가 난 정진웅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이 감감무소식인 것도 공정한 업무수행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반대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건을 콕 짚어 증언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셀프 증인신청이냐, 결국 선거를 앞두고 재판에 직접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한 감찰부장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본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저는 지난 2020년 4월 3일 새벽 조선일보 보도(4/2 문자메시지로 일방적으로 총장에 감찰개시 보고 등) 이후 시작된 일련의 허위 내지 왜곡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에 대한 기사에서 으레 붙이는 친여, 친정부 성향이라는 한정문구는 일종의 낙인찍기이자 문화적 폭력”이라며 “보수언론은 채널A 사건 감찰 중단, 판사사찰 문건 수사 중단,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 수사개시 불승인, 감찰부장 연임 등의 주요 국면마다 저를 친여, 친정부 성향의 이상한 사람으로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감찰부장은 그러면서 ‘판사 문건’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수사했던 사건을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그간 많은 오보와 추측,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보도들이 있었다”면서 “예를 들어, 판사사찰 문건은 법무부 징계절차에서 조사를 받는 기회에 온존재를 던지는 심정으로 독자적 판단 아래 제출한 것이고 법무부와의 사전 교감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선 “본인이 억울하다는 주장을 근거도 없이 ‘온존재를 던지는 심정’ 같은 이상한 화법으로 횡설수설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감찰부장은 작년 윤석열 전 총장 징계사유인 ‘판사 문건’을 불상의 경로로 입수해 법무부에 전달하고, 이를 다시 수사참고자료로 되돌려받아 윤 전 총장 등을 입건해 압수수색 등 수사를 지휘했던 인물이다. 당시 한 감찰부장에게 문건을 건넨 인물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시절 해당 문건을 보고받았던 심재철 현 서울남부지검장이 거론됐으나, 한 감찰부장과 심재철 검사장 모두 윤 전 총장 징계위 등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신 한 감찰부장이 문건을 법무부에 전달하고 다시 되돌려받아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감찰부 관계자들이 법무부에 압수수색을 실시간 보고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작년 12월 조남관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대검 감찰부의 판사 문건 수사에 적법절차 위반이 확인됐다”며 서울고검에 사건을 배당했으나, 수사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는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지휘하고 있다.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의 2021년 12월 17일 오전 페이스북 게시글

한동수 감찰부장은 이날 “각종 비위에 대해 이중잣대 논란이 제기되지 않도록 엄정하고 공정하게 징계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 발언을 두고 검찰 내부에선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정진웅 차장검사는 ‘한동훈 검사장 독직폭행’ 혐의로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자격정지 1년 유죄가 선고됐으나 감찰 및 징계는 감감무소식이다. 반면, 대검 감찰부는 서울고검의 정 차장검사에 대한 기소 과정 적정성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으로 감찰을 받은 진혜원 검사의 경우 1년 넘게 진상조사가 이어졌다가 지난 8월에야 징계가 의결됐다. 한 감찰부장은 ‘한명숙 전 총리사건 모해위증’ 감찰 후 기소를 강행하려다 감찰부 내부 구성원과도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한 업무 수행’을 주장했던 한 감찰부장은 글 말미에선 갑자기 윤 전 총장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진실을 증언하는 것을 소명으로 알고 있다”며 “(윤석열) 징계재판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채택된다면, 제가 직접 경험하고 기록해 놓은 여러 사건의 본질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관하여 증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 법조인은 “공정성을 이야기하더니 특정 사건에선 사실상 편향을 가지고 증언을 자처하는 건 모순”이라며 “결국 선거에 영향 미치려는 의도 아니냐”고 했다.

검찰 안팎에서 “한동수 감찰부장의 ‘마이웨이’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감찰부장도 대검 참모 중 1명인데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는 것 문제 아니냐”고 했다. 앞서 대검 감찰부가 대검 대변인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디지털 포렌식 했을 때, 김오수 검찰총장이 “한동수 감찰부장으로부터 통보만 받았다”는 입장을 밝혀 검찰 내부에선 ‘한동수 상왕(上王)’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