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언론사 법조팀 취재기자들의 통신자료를 무더기 조회한 것 관련, 13일 “피의자의 통화 상대방 중 수사 대상을 가리기 위한 절차”라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언론사찰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특정 언론사 법조팀 보고라인 사실상 전원을 같은 날 조회한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TV조선 등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8월 6일 ‘수사과-260′ ‘수사과-261′ 번호가 매겨진 공문을 통신사에 제출하고 법조팀 현장 취재기자부터 전·현직 법조팀장, 사회부장이 포함된 사실상 보고라인 전원에 대한 통신자료를 받아갔다.
법조계에선 “통화내역을 가리기 위해서 자료를 받아갔다는 공수처 해명으로는 전혀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검찰 간부는 “개인이 아니라 특정 소속(TV조선 법조팀)을 겨냥해서 받아간 것 아니겠느냐”며 “통화 상대방을 가리기 위한 절차였다면 피의자(고위공직자)가 해당 법조팀 전원과 각각 통화 이력이 있다는 의미일텐데,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했다.
공수처는 TV조선 측에는 “수사에 관한 사항이라 구체적인 사항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해당 공문엔 특정기간 (피의자와 통화한) 수십명 상대방 전화번호가 들어 있고, 특정 언론사를 겨냥한 통신조회는 아니다”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TV조선 외에도 문화일보 법조팀 기자 3명,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와 민변 사무차장을 지낸 김준우 변호사의 통신자료도 조회한 것으로 알려져 ‘언론사찰, 시민사회계 사찰’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공수처는 전날 논란이 확산하자 “특정 피의자와 통화한 수많은 통화대상자 중 한명”이라며 “사건관련성이 없는 수많은 통화 대상자들을 수사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 법조인은 “혐의가 있는 상대방을 찾는 게 아니라 일단 무더기로 조회하고 제외했다고 주장하면, 그 기준이 무엇인지도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