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함께 불거진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 외압 의혹’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수사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23일 제기됐다. 이미 공개된 관련 녹취록에는 사퇴 외압의 ‘윗선’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그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현 민주당 선대위 부실장)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수사팀은 최근 성남도개공의 전직 인사담당자 조사에 두 사람 관련 질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옥.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이 의혹은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이 2015년 2월 황 전 사장을 찾아가 사표 제출을 14차례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지난달 24일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유한기씨는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 이어 성남도개공의 이인자라는 의미로 ‘유투’로 불렸던 인물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유한기씨는 황 전 시장을 압박하면서 정 전 실장과 유동규씨를 수차례 거론했고 “(이재명) 시장님 명(命)”이라고도 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황 전 사장은 임기 1년 7개월을 남기고 중도 사퇴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팀은 지난 17일과 18일 성남도개공 전직 직원인 한모 인사팀장, 최모 인사전략실장을 각각 소환 조사했다. 사표가 한 달 뒤에야 인사팀에 접수된 경위, 유동규씨가 공사 내 실세였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나 정 전 실장 관련 질문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팀이 대장동 사건의 배임 혐의와 마찬가지로 유한기씨에서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사팀은 아직 정 전 실장을 소환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조인들은 “부하 직원인 유한기씨가 상사인 사장(황무성)을 상대로 사표를 받아 냈다는 식의 결론을 수사팀이 내놓는다면 누가 납득하겠느냐”고 했다.

한편, 본지가 확보한 ‘대장동 일당’에 대한 26쪽 분량 공소장에 따르면, 이 후보나 정 전 실장 등에 대한 언급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임 액수가 ‘최소 651억원’에서 ‘최소 1827억원’으로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유동규씨의 ‘배임’ 공소장과 내용이 거의 동일했다. 한 법조인은 “2018년 이후 배당 이익이 분배될 때 성남도개공이나 이를 감독하는 성남시가 배당금 조정을 통해 막을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나 은수미 현 성남시장 문제점을 지적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유동규씨 공소장에는 수사 참여 검사 18명의 이름이 담겼는데 이번에는 김익수 부부장검사 1명만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