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감찰부가 ‘한명숙 사건 수사팀’ 일부에 대해 감찰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하려고 했지만 감찰위원들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대검의 감찰위는 15일 ‘한명숙 사건‘ 감찰 결과를 발표한 법무부 합동 감찰과 별개로 진행된 것이다. 대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수사한 수사팀을 무리하게 징계하려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검 감찰부는 지난 3월 법무부가 박범계 법무장관의 지시로 한명숙 사건 수사팀에 대한 합동감찰에 나서자 자체적으로 감찰위를 열어 수사팀원 일부에 대한 징계 안건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한 전 총리에게 불법정치자금을 준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를 조사한 신응석 검사와 한 전 대표 동료 재소자들의 증인신문을 담당한 엄희준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회유 등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해 징계 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이 징계는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임은정 당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주도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감찰위원회가 열리자 감찰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감찰위원회는 법조계와 학계 등 외부인 8명과 검사 1명 등 9명으로 구성됐다. 감찰위 내용을 잘 아는 한 법조계 관계자는 “징계 시효는 3년으로 이미 훨씬 지났기 때문에 감찰위가 열리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했다. 문제의 사건이 2011년 벌어졌기 때문에 이미 시효가 지났다는 것이다. 결국 첫 번째 감찰위에서는 징계안을 다뤄보지도 못하고 ‘감찰위를 열어도 되는지 법무부에 문의하기로 한다’는 결정만 남긴 채 끝났다. 그런데 법무부에선 “감찰위를 열어도 된다”는 해석을 내렸다.
결국 감찰위는 두 번 더 열렸는데 여기서도 다수의 감찰위원들이 “징계 대상이 아니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검사들이 부적절한 수사를 했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결국 이달 초 열린 감찰위에서 신 검사에 대해선 ‘무혐의’, 엄 검사에 대해선 ‘불문’(不問)을 의결했다. 두 가지 모두 징계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
법조계에서는 대검이 무리하게 두 검사를 징계하려다 감찰위원들로부터 역풍을 맞았다는 말이 나왔다. 대검 감찰부 출신 한 변호사는 “법무부의 감찰이 진행되는데 대검이 별도로 감찰위원회를 여는 것은 처음 들어본다”고 했다. 한편 징계를 해선 안 된다는 감찰위 결정이 이달 초 나왔지만, 대검 감찰부는 보름이 다 되도록 사건을 종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