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조선일보DB

“대통령 욕을 해도 된다”고 했다가 자신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30대 남성을 고소해 논란이 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 민주당 설훈 의원이 7일 문 대통령을 옹호하며 “대통령 욕을 해도 상식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법조계에서 ‘내로남불’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설 의원은 과거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후보에 대한 각종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설 의원은 7일 YTN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 욕을 해도 상식적으로 해야지, 엄한 소리를 그냥 전단을 만들어 뿌리고, 그게 잘한 거냐”며 “공중파에서 말도 못하게끔 욕을 했다. 그걸 (대통령이) 용서하겠다는데, 그걸 가지고 또 (시비를 건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평소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범주로 허용해도 된다” “대통령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하다가 2019년 자신을 ‘북조선의 개’라는 등의 표현으로 모욕하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뿌렸다는 혐의로 30대 남성을 경찰에 모욕죄로 고소했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고 ‘내로남불’ 지적이 나오자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고소를 취하했다.

설 의원은 이날 “한동훈 검사장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불법 사찰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검찰에 기소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관련해서도 “이걸 (검찰이) 기소하고 다시 운운하는 부분은 (검찰의) 보복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건 명예훼손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각종 허위사실 유포로 실형을 선고 받은 설 의원이 할 소리는 아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설 의원은 2002년 12월 치러진 16대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후보를 상대로 각종 허위 사실을 퍼트리다 실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다.

전국민주화운동동지회 출범선포식에서 격려사 중인 설훈 민주당 의원/조선일보DB

설 의원은 2002년 4월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20만달러 수수 의혹’을 터트렸다. 설 의원은 “최규선 미래도시환경 대표가 이 후보에게 전해 달라며 이 후보 측근인 윤여준 의원에게 20만 달러를 줬다”며 “20만 달러를 입증할 증인과 녹음 테이프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모두 거짓말이었다. 윤 의원이 허위 주장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일주일간 단식 농성을 벌였고, 설 의원은 핵심 물증인 녹음 테이프 확보에 실패했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받은 제보라고 털어놓았다. 설 의원은 대선이 끝난 뒤인 2005년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아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당시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설 의원의 주장을 모두 허위로 결론내리고도 그를 불구속 기소해 정권 유력 인사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설 의원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대선 승패는 판가름 난 뒤였다. 이회창 후보는 역시 허위로 드러난 또 다른 흑색선전인 장남의 병역 비리 의혹과 더불어 지지율이 하락하며 노무현 후보에게 패했다. 이 후보는 당시 “김대업 병풍 의혹 사건 하나만으로 지지율이 11.8% 하락했다”며 “진실이 밝혀졌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설 의원을 사면 복권시켰다.

설 의원은 ’20만달러 폭로' 한 달 전인 2002년 3월에는 ‘이회창 빌라 게이트'를 폭로했다. 설 의원은 “이회창 총재가 2년 사용료가 2억원이 넘는 서울 가회동의 105평짜리 호화 빌라 2채를 월세로 얻어 장남 가족과 거주하고 있다”며 비자금 유입 의혹을 제기했다. 호화 빌라 여론 비난이 높아지자, 이회창 후보는 그해 말 서울 종로구 옥인동 단독 주택으로 이사했다. 하지만 이 역시 거짓말이었다. 설 의원의 의혹 제기 13개월만인 2003년 4월 검찰은 설 의원이 주장했던 가회동 빌라의 비자금 유입설은 모두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