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지난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차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2019년 6월 안양지청의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 수사를 막은 혐의를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18일 입장문에서 “출금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경위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안양지청 관계자 등은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이 지검장은 2019년 3월 23일 새벽 김학의 전 차관 긴급 출금 상황을 알았고, 그날 아침 서울동부지검장에게 ‘허위 출금 요청서’의 ‘추인’을 거부당한 뒤 곧바로 출금의 적법성까지 검토했다”고 증언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지검장은 당시 휘하의 대검 A 과장에게 ‘이규원 검사(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가 처리한 김학의 긴급 출금의 적법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해 보고서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검사가 작성한 출금 요청서 두 건 중 하나에는 이미 무혐의 처리된 김 전 차관 사건 번호가, 다른 하나에는 가짜 동부지검 내사 번호가 적혀 있었다. 그와 관련해 A 과장이 작성한 보고서는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당시 ‘보고서 작성’ 지시에 앞서 한찬식 동부지검장에게 전화해 ‘출금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추인해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한 지검장은 ‘(우리를) 끌어들이지 말라’며 그 요구를 거부했고 다급해진 이 지검장이 A 과장에게 출금 적법성 검토를 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A 과장은 허위 출금 서류를 작성한 당사자인 이규원 검사에게 “동부지검이 추인을 거부하니 직접 동부지검에 얘기하라”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법조인들은 “이 지검장이 출금의 불법성을 인지했다는 유력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 지검장은 자신이 받는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무마’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2019년 7월 4일 안양지청에서 ‘의혹이 해소되어 더 이상 수사 진행 계획이 없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아 총장에게 그대로 보고했다”며 “관련 업무 일지도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은 정작 이규원 검사의 출금 서류 조작 혐의가 자세히 담긴 안양지청의 6월 19일 자 보고서 내용은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이 제출한 업무 일지에도 그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다. 본지는 이 지검장 측에서 관련 해명을 듣고자 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첫 회의를 열고 이 지검장을 포함한 후보군 10여 명을 3명 정도로 압축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선 “이 지검장이 총장보다는 중앙지검장에 유임되면서 지금처럼 ‘정권 방탄’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현직 중앙지검장이 기소된 전례가 없어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