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사법연수원 21기)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천대엽(57·사법연수원 21기)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가 오는 5월 퇴임하는 박상옥(65·11기)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됐다.

대법원은 1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3명 가운데 천 부장판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 천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인준 표결을 거쳐 대법관에 임명된다. 검찰 출신인 박 대법관 후임에 판사인 천 후보자가 임명되면, 대법관 13명 전원이 6년 만에 ‘비검찰’ 출신으로 구성된다.

천 후보자는 부산 성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5년 서울지법 동부지원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해 부산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형사부 부장판사,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진보 성향 판사모임인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한 적은 없다.

주요 판결로는 국회의원이 출판기념회에서 수천만원의 찬조금을 받은 경우 뇌물에 해당한다는 판결(2017년), 강제 추행을 당한 지적 장애아동의 주요 진술이 일관된다면 나머지 사소한 부분 진술이 다소 부정확하더라도 신빙성을 부정해선 안 된다는 판결(2012년) 등이 있다.

지난달 공개된 천 후보자의 재산은 2억7388만원으로 고위 법관 144명 가운데 꼴찌였다. 부산 진구 당감동의 단독주택(9950만원),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의 다가구주택 전세 임차권(1억7500만원), 14년 된(2007년식) SM7 자동차 등이었다.

한편 천 후보자는 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경기도 오포 전세집에서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청사까지 1시간 넘는 거리를 출근해왔다. 수석 부장판사에게 제공되는 법원 관용차량은 퇴근시에만 이용하고 있다. 그는 본지 통화에서 “먼 곳에 사는 데다 워낙 새벽같이 나오다보니 운전기사를 고생시킬 수 없었다”고 했다. 한 판사는 천 후보자에 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두 번 했는데 당시 새벽이 다 돼서야 퇴근하는 일이 잦아 ‘도깨비’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