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불법 정치자금 사건’ 수사팀의 ‘재소자 위증 교사’ 의혹 기소 여부를 투표에 부친 대검 부장회의에서 ‘기권’을 선택한 검사장급 검찰 간부들을 두고 “무책임하다”는 법조계 비판이 21일 나오고 있다.

대검찰청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의 모해위증 의혹이 제기된 재소자를 무혐의 처분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이를 법무부에 보고했다. 대검은 전날 법무부에 이같은 결정을 보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1.3.21/연합뉴스

지난 19일 대검 부장회의에서는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6명의 고검장, 7명의 대검 부장단 등 14명이 참석해 표결에 참여했다. 모두 검사장급 이상 검찰 최고위 간부들이었다. 기명으로 투표한 결과는 불기소 10명, 기소 2명, 기권 2명으로 나왔다. 압도적 다수가 앞서 해당 의혹을 무혐의 처분한 조 대행의 판단을 옳았다고 판단한 셈이다.

그날 투표에 참여한 대검 부장 7명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과정에 관여했던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 한동수 감찰부장, 이종근 형사부장, 이정현 공공수사부장과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대학 후배인 고경순 공판송무부장이 친정부 성향으로 꼽혀왔다. “그들 가운데 한 감찰부장을 포함해 2명이 ‘기소’에 투표했고 나머지 3명은 ‘기권’ 또는 ‘불기소’에 투표했을 것”이란 말이 검찰 안팎에서 나왔다.

특히 ‘기권’을 선택한 이들을 두고 일선 검사들 사이에선 “어떻게 검사장이란 분들이 사건 내용을 검토한 뒤 ‘기권’이라는 결정을 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거셌다. 한 부장검사는 “검사 결정 주문 중에 ‘기권’이 있느냐”라며 “평소 사건 결재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검사 이전에 법률가로서 인생을 기권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경찰에서 송치돼 온 사건을 지휘할 때도 ‘기소’ ‘불기소’ 대신 ‘기권’ 의견을 낼 건가”라고 했다.

해당 검사장들이 ‘법률가’가 아닌 ‘정치인’의 행태를 보였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당사자들의 ‘기소 찬반’ 설명을 들어본 이상, 법률가라면 명확한 판단을 내놨어야 했다”며 “이쪽저쪽 눈치를 보느라 ‘기권’이라는 정치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 내에서는 “만약 무기명 투표를 했다면 그들이 어느 쪽에 투표를 했을지 궁금하다”는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