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조선일보 DB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는 3일 대구고·지검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여권이 추진하는 검찰 수사권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신설 법안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윤 총장이 직접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3일 대구고·지검을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연다. 대검 관계자는 “총장이 일선 고·지검을 방문해 실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격려 방문 차원”이라고 했다. 윤 총장의 지방검찰청 순회는 지난해 10월 대전고·지검 방문 이후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징계 청구로 중단됐다.

검찰 안팎의 관심은 윤 총장의 입에 쏠린다. 대구고·지검 방문은 7월 임기 전 그의 마지막 대외 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윤 총장이 어떤 식으로든 수사청 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총장 주변에선 총장이 적당한 입장 표명 시기와 내용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추 전 장관과 여권의 노골적인 사퇴 압박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던 윤 총장은 검찰 존립을 부정하는 수사청 법안만큼은 총장직을 걸고 제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애초 성립 불가능한 개념이라고 보고 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 절차를 준비하는 공소 유지 과정 역시 각종 증거를 수집하는 수사에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며 “윤 총장은 여당이 추진하는 법안이 ‘수사청’이라고 포장만 해놨을 뿐 사실상의 ‘검찰청법 폐지안’이라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윤 총장이 이번에 수사청 반대 의견을 피력한다면 박범계 장관이나 여권과의 충돌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사청 문제를 계기로 지난해 말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 벌어진 것보다 더 심각한 전국적 검란(檢亂)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수사청 추진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고 아직 당론으로 확정되진 않은만큼 윤 총장이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