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한동훈 검사장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들여다봤다”고 주장해 왔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2일 그간 자신의 주장이 허위였다며 공개 사과한 뒤, 유 이사장 발언을 인터뷰해 내보냈던 MBC 라디오가 해당 부분을 조용히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실컷 선동해놓고 이제와서 삭제하면 끝이냐”는 비판 댓글을 달고 있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작년 7 월 24일 유 이사장을 인터뷰해 “한동훈 검사장이 계좌를 들여다봤다”는 문제의 방송 내용을 내보냈다. 당일은 ‘채널A 사건’ 관련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가 한 검사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논의하는 날이었다. 법조계에서는 “MBC와 유 이사장이 노골적으로 한 검사장 기소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수사심의위는 그날 한 검사장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했다.
1일 현재 MBC 라디오는 인터뷰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문제가 됐던 유 이사장의 해당 발언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채널은 지난 주 공지 글을 올리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본 인터뷰 내용 중 검찰의 노무현재단 계좌 조회 의혹 관련 발언이 사실과 달라 삭제해줄 것을 요청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부분을 삭제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유 이사장이 출연했던 해당 방송의 유튜브 다시보기 조회수는 최근까지 136만회에 달했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이미 조회수 135만회로 실컷 선동해놓고 이제 와서 삭제?” “제작진분들 지금 조회수가 얼마나 나온 영상인데 이제와서 삭제하는 겁니까? 지우지 말고 원본 그대로 올리고 자막을 삽입하세요. ‘해당 발언은 유시민씨가 사실관계가 틀린 발언이라고 인정한 내용입니다’” 같은 댓글을 달고 있다. 정경심씨의 PC 반출이 ‘증거 보존용'이라고 했던 유 이사장 발언에 빗대 “증거 인멸이 아니라 증거 보존이다. 원본 찾지 말라” 같은 댓글도 보였다.
유 이사장은 작년 4월 MBC의 ‘검언유착’ 보도 직후에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인사’로 거론되던 한 검사장의 실명을 “차관급 한동훈 부산지검 차장검사”라고 콕 집어 처음으로 공개했었다. 당시 유 이사장은 “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 저와 이 전 대표(이철 전 VIK 대표)는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신문과 방송마다 다 나오는데, 그분들은 해리포터에 나오는 볼드모트인가. 누구나 다 그 이름을 알고 있지만, 누구도 그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는 그런 존재인가. 이런 불공평한 일이 어디 있나”라고 했다.
작년 내내 검찰이 노무현재단과 자신은 물론 자신의 아내 계좌까지 사찰했다고 주장했던 유 이사장은 1년 만에 뒤늦은 공개 사과를 한 뒤 “정치 비평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일주일 만인 지난 29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에 나와 “이승만 전 대통령은 대통령을 하기에 자격은 큰 하자는 없으나, 열심히 일하지 않은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평가하며 기존 방송 활동을 이어갔다.
법조계 관계자는 “유 이사장 스스로 인정했듯 그간 여권 인사들은 검찰을 ‘악마화’하며 ‘아니면 말고’식 무책임한 의혹 제기를 지속해 왔다”고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작년 7월 18일 채널A 기자의 구속 다음 날 KBS가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가 확인됐다”고 방송하자 해당 보도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오늘 KBS가 보도한 녹취록 핵심”이라고 지지자들을 선동했지만, 하루 만인 다음 날 KBS가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하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