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은 성탄절인 25일 낮 12시 10분쯤 대검으로 출근하며 업무를 재개했다. 서울행정법원이 전날 밤 10시쯤 윤 총장의 징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직무 복귀 결정을 내린 지 14시간 만이었다. 윤 총장은 이날 차를 타고 지하 주차장을 거쳐 곧장 청사로 들어갔다. 지난 1일 법원이 윤 총장 직무 정지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를 인용(認容)했을 때와는 달랐다. 당시엔 대검 정문으로 출근하면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는 입장을 직접 밝혔다. 이번엔 아예 취재진 접촉을 피한 것이다.
윤 총장이 이처럼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은 “법원 판단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한 징계가 뒤집히면서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이 타격을 받은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법조계 관계자들은 해석했다. 지난 1일 법원의 결정은 추미애 장관이 직권으로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킨 명령을 중단시킨 것이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두 차례 모두 법원 판단이었다고 하더라도 추 장관의 일방적 명령과 문 대통령이 재가한 징계 처분은 크게 의미가 다르다”고 했다. 윤 총장의 변호인도 “윤 총장은 한 번도 정부가 추진해 온 검찰 개혁을 반대한 적 없고, 임면(任免)권자인 대통령에게 맞서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인사권을 무시하거나 폄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윤 총장은 이날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와 복두규 사무국장 등 이날 출근한 직원들과 함께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한 뒤 정직 기간 중의 업무 상황을 보고받았다. 윤 총장은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 관련 대응 업무를 검토한 뒤 “형사사법 시설의 방역과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의 “국민들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해 인사권자로서 사과한다”는 발표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월성 원전 수사 등 현안 수사와 관련해선 이날 보고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26일 오후에도 출근해 조 차장, 복 사무국장 외에 대검 정책기획과장, 형사정책담당관, 운영지원과장에게 업무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대검 관계자는 “부재중 현안 수사 상황과 수사권 조정 관련 보고는 26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대검 앞에는 윤 총장 지지자들이 차려 놓은 ‘복귀 환영’ 화환 20여 점이 놓였다. 윤 총장 출근을 앞두고 화환 주위에서 윤 총장 복귀를 반대하는 시민과 윤 총장 지지자들이 뒤섞여 “윤석열 파이팅” “윤석열은 물러나라”고 서로 외쳤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