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9일 또다시 ‘공정한 수사’를 언급했다. 최근 대전지검의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를 두고 여권이 ‘검찰 쿠데타’ ‘정권 겨냥 정치수사’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는 상황에서, 윤 총장이 다시 한번 ‘살아 있는 권력도 잘못이 있으면 똑같이 수사한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신임 차장검사 리더십 강연에서 “검찰 개혁의 방향은 ‘공정한 검찰’과 ‘국민의 검찰’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지난 3일에도 신임 부장검사 강연에서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 개혁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검찰”이라고 했었다. 윤 총장이 6일 간격으로 ‘공정 수사’를 거듭 언급하며 월성 원전 1호기 수사 등 현 정권 수사를 원칙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의 이날 강연은 14명의 신임 차장검사를 대상으로 70분간 열렸다. 윤 총장은 “국민의 검찰은 검찰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이라며 “공정한 검찰은 형사 사법 절차에서 당사자 간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을 의미하며 당사자주의, 공판중심 수사 구조, 방어권 철저 보장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정한 검찰과 국민의 검찰은 동전의 양면”이라고도 했다.
윤 총장이 이날을 포함해 반복해서 언급하고 있는 단어는 ‘공정’ ‘국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논평에서 월성 1호기 수사를 두고 윤 총장에 대해 “국민의 마음으로부터 좌천되고 있다”며 “국민을 위한 공정하고 치우침 없는 수사를 하라”고 했었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여권의 반복되는 ‘검찰 흔들기’에 대해 윤 총장이 자신 방식으로 대응을 한 것”이라며 “성역이 없는 수사가 결국 공정한 것이고 국민을 위한 것 아니냐고 정권에 반문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검은 “윤 총장은 평소 소신을 말한 것일 뿐 다른 뜻은 없다”고 했다.
윤 총장은 또 “차장검사는 참모로서의 역할과 지휘관으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지위로서 상하간을 완충하는 기능을 담당한다”며 “설득의 능력이 가장 중요한데, 이러한 설득 능력에는 원칙과 인내가 필수적 요소”라고도 했다. 그는 지난 8월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도 “선배의 지도는 명령과 복종이 아니라 설득과 소통”이라고 했었다.
이날 강연엔 ‘채널A 수사’에서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독직 폭행한 혐의로 최근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