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9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를 방문해 검찰과 법무부의 ‘특수활동비(특활비) 집행 내역’ 문서를 검증한다. 윤석열 검찰총장(대검)과 전국 검찰청뿐 아니라 추미애 법무장관을 포함한 법무부의 특활비 내역이 검증 대상이다.

추미애 장관, 윤석열 총장

이번 문서검증 또한 추 장관과 여당의 ‘윤석열 때리기’가 출발점이었다. 여당이 ‘정치 행보를 하는 윤 총장이 특활비를 부당하게 쓰고 있다'고 하자, 야당이 반발해 추 장관 특활비까지 ‘검증’하는 걸로 결론 났다. 법무부는 담당자가 특활비 자료를 갖고 대검으로 가서 법사위원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활비 감찰 지시, 秋에 부메랑되나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특활비 논란이 추 장관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란 말이 나왔다. 법무부 검찰국이 대검(검찰)에 배정된 특활비 일부를 관행적으로 미리 떼어 내 법무장관 활동비 등으로 사용해 왔고 추 장관 역시 마찬가지라는 얘기였다. 일각에서는 “추 장관 특활비도 감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법사위의 이번 특활비 검증은 추 장관이 또 지시한 ‘윤석열 감찰’과도 얽혀 있다. 지난 6일 추 장관은 여당 의원들이 ‘검찰총장 특활비’를 문제 삼자 ‘총장의 특활비 배정에 대해 조사하라’고 대검 감찰부에 지시했다.

법무부 외청(外廳)인 검찰은 법무부를 통해 기재부로부터 특활비 예산을 배정받아 왔다.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2017년 법무부는 기재부로부터 285억원을 받아 ‘법무부 특활비’ 106억원을 제외하고 179억원을 검찰(대검)에 보냈다. 이후 매년 검찰 특활비는 줄었다. 올해 법무부 특활비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검찰에는 94억원 정도가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300명으로 추산되는 전국 검사 1인당 400만원 정도인 셈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특활비를 서울중앙지검에는 적게 내려 보냈다는 식으로 주장했지만, 대검은 중앙지검에 보낸 특활비가 서울 동·남·북·서부, 인천·수원·의정부 지검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입장이다.

◇"특활비, 장관이 사용했으면 규정 위반"

검찰 내부에선 “9일 법사위 문서 검증에서 ‘법무 장관실의 특활비 사용 내역’이 어느 정도 공개될지 주목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는 검찰에 배정된 특활비 일부를 관례적으로 떼서 장관 활동비 등으로 사용해 왔다”며 “올해도 검찰 특활비 94억원 가운데 10억원 넘게 법무부에서 미리 떼 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법무부 주변에선 “박상기 전 법무장관 때부터 법무부 출입국 관련 부서에 배정된 특활비 가운데 일부도 장관실에서 써 왔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는 2017년 11월 국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당시 박상기 전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검찰 활동이라는 것은 법무부에서도 공통으로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특활비를 검찰에서만 써야 한다는 것은 전제가 잘못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특활비 규모, 내역 공개는 거부했다.

그러나 현재 검찰 인사들은 “당시엔 어물쩍 넘어갔지만 ‘특활비’가 쟁점으로 부상한 마당에 ‘법무장관과 법무부의 특활비 전용’ 여부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할 상황이 됐다”고 했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은 특활비의 사용 범위를 ‘기밀 유지를 위한 정보 및 사건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활비가 정보·수사와 그에 준하는 업무가 아닌 용도로 추 장관이 업무추진비처럼 사용됐다면 기재부 지침 위반이 되는 것이다.

또한 법무부 검찰국이 특활비를 사용해도 규정 위반이란 지적이다. 한 법조인은 “법무부도 검찰 활동을 수행하기 때문에 괜찮다는 박상기 전 장관 논리라면 경찰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가 경찰청 특활비를 나눠 써도 괜찮다는 얘기가 된다"고 했다. 한 시민단체는 이와 관련해 8일 추 장관을 국고 손실 등 혐의로 대검에 수사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