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 변호사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은 의혹을 받는 검사의 실명과 얼굴을 30일 공개했다.

박훈 변호사 페이스북

박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친구가 김봉현이 접대했다는 검사 중 한 명”이라며 “공익적 차원에서 깐다. 저 쓰레기가 날 어찌해보겠다면 그건 전쟁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 글과 함께 A검사의 실명과 얼굴 사진, 사법연수원 기수, 출신학교, 취미, 가족구성원 등 약력이 적힌 프로필 사진을 올렸다.

박훈 변호사. /뉴시스

이어 박 변호사는 “김봉현은 내 금호고 8년 후배다”며 “내가 9월21일 설득해 (편지를) 받아 내고 모든 것을 내가 뒤집었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이날 오전 박 변호사의 글을 공유하며 A검사의 신상을 퍼뜨렸다. 조 전 장관은 “박훈 변호사의 실명 공개. 큰 사회적 물의가 일어난 사건의 수사 및 감찰 대상자이므로 공개의 공익이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감 때 A검사를 특정했다.

추 장관은 “제가 보직 받은 지 1년 기준으로 전보 조치를 했기 때문에 A검사는 금융위 파견을 나갔다”고 언급했다. 지난 9월 검찰 인사 때 금융위로 파견을 간 검사는 A검사뿐이다.

김봉현씨는 지난 16일 “지난해 7월 B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 그중 한명이 라임 수사팀으로 갔다”는 내용의 옥중 편지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B변호사는 “김 전 회장과 술자리를 한 적은 있지만 현직 검사들을 소개하는 술자리는 없었다”며 “지난 4월 김 전 회장을 면회했을 당시 라임 수사팀 검사를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알려줬던 부부장검사를 술접대 검사로 둔갑시킨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조계에서는 김씨의 옥중편지 신빙성이 크게 허물어진 만큼 ‘검사 술접대’ 의혹 역시 검찰 수사로 진위 여부를 면밀하게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김씨는 옥중편지에서 검찰이 야권 정치인 수사는 뭉갰다고 주장했지만 윤 총장은 국정감사에서 “야권 인사 수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했다.

김씨는 편지를 통해 검찰이 여권 인사에 대한 로비 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했지만, 김씨 측근들은 김씨가 지난 3월 도피 하고 있을 당시 자신을 향한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강 전 수석과 민주당 기동민 의원, 민주당 이상호 전 지역위원장 등에 대한 로비 내용을 담은 익명의 자료를 언론에 흘리라고 지시했고 그 지시를 따랐다고 법정에서 진술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3월 일부 언론은 김씨 측이 흘린 이러한 ‘라임자산운용 여권 인사 로비 리스트’를 이니셜로 보도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추 장관도 실명까지는 밝히지 못 했는데 아직 사실 관계가 드러나지도 않은 술접대 의혹 검사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본인이 김씨의 편지 작성에 관여했다면 최소 술접대 날자라도 특정하는 등 근거는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