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 예고편. /뉴시스

아내와 6살 아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관악구 모자(母子) 살인사건’의 범죄자로 지목된 남편이 2심에서도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는 29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42)씨의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아내 박모씨와 아들 조모군이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살해된 채 발견됐다. 얼굴이 베개로 덮인 아들의 옆엔 잠들기 전까지 갖고 놀던 장난감이 놓여 있었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외부 침입 흔적도 없었다.

항소심에선 1심과 마찬가지로 모자의 위에서 스파게티 등에 들어간 토마토와 양파가 나왔다는 사실이 결정적 증거로 인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위 내용물이다”라며 “위 내용물 등의 증거들을 봤을 때 경험칙에 따라 피고인이 있는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걸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조씨가 범인이라는 근거를 들었다.

모자는 범행 당일 오후 8시쯤 스파게티와 닭곰탕으로 저녁을 들었다. 음식이 몸에서 완전히 소화돼 형체가 없어질 때까지 6시간 정도가 걸린다. 법의학자들은 “배 속 음식물 상태를 볼 때 식사 후 4시간 전후에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고, 조씨는 새벽 1시 35분쯤 집에서 떠났다고 한다. 살인 범행 당시 조씨가 집에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조씨는 “집에서 나올 때 아내와 아들이 살아 있었다”고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재판부는 “사망 추정 시각 범위가 조씨와 함께 있을 때 살해당한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엄마는 왼쪽 목 부위가 상당히 많이 찔렸고 아들은 오른쪽에 칼에 찔린 흔적이 많은 걸로 보아, 범인은 양손을 다 쓰는 사람인 것 같은데 피고인은 양손을 원활히 쓸 수 있는 걸로 보인다"며 “발견해낸 증거와 모든 사정 고려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인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에서 조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범행 방법이 매우 잔혹하고 가족을 2명이나 살해해 반인륜적이지만 조씨는 1심 선고까지도 참회의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피해자들과 유족의 고통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한데 무기징역으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형이란 게 얼마나 무섭고 잔혹한 형벌이란 건 다 아실 것이고, 1심에서 모든 사정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조씨는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흘리며 “제가 가장 큰 피해자인데, 저를 피의자라고 하는 현실이 기가 차고 억울하다”며 “하늘나라에 있는 아내도 같은 마음으로 저와 함께해주고 있음을 느낀다”고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런 조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