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로비 핵심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최근 두 차례의 옥중편지 등을 통해 라임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작년 7월 서울 강남구 F룸살롱에서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어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봉현씨는 또 접대 당시 자신과 검찰 출신 전관 A 변호사, 검사 3명, 동향 친구인 김모(수감중) 전 청와대 행정관, 이종필(수감중) 전 라임 부사장 등 모두 7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같은 F룸살롱에서 김씨가 김 전 행정관을 통해 금감원 ‘검사역’으로부터 금감원의 라임 검사계획서를 입수한 ’2019년 8월 술자리'와는 별개다.

그런데 김씨가 주장한 ‘7인의 술자리’의 경우, 김씨를 제외한 나머지 6명 모두 “그런 술자리에 간 적 없다”거나 “검사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김씨 주장을 부인하는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으며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사진은 김 전 회장이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 /김봉현 전 회장 변호인 제공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법무부 감찰 조사에서 “내가 검사들을 접대하는 자리로 당시 옆방에 있던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을 불러 인사를 시켰다” “김 전 행정관은 검사들과 명함을 교환했고, 이 전 부사장은 라임 펀드를 기획한 인물로 검사들에게 소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머지 사람들은 김씨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A변호사는 “김씨와 술자리를 한 적은 있지만 현직 검사들을 소개하는 술자리는 없었다”고 했고, 김씨가 지목한 3명의 현직 검사들도 “술접대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한다.

김봉현씨가 지목한 ‘검사 접대 술자리 참석자’ 입장

김씨 측 인물이라고 할 이종필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도 마찬가지다. 이 전 부사장은 최근 법무부 감찰 조사에서 “작년 7월 김 회장(김봉현)과 몇 번의 술자리를 한 적은 있지만, 그 자리에 검사들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에서 김 전 행정관을 대리한 변호사도 “김 전 행정관이 그런 술자리가 있었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행정관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검사와 술을 마셨다”고 진술은 한 적이 없고, 압수수색에서도 김 전 행정관이 받았다는 현직 검사 명함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김씨가 주장하는 검사 접대 술자리 당일 김 전 행정관과 이 전 부사장이 모두 F룸살롱에 있었는지 여부도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져, 김 전 회장이 작년 7월 F룸살롱에서 가졌던 몇 차례의 술자리와 등장인물들을 하나로 합쳐 진술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김씨는 현재 ‘술자리 날짜는 기억이 안 난다’며 특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접대 의혹을 받는 현직 검사들은 날짜가 특정되면 검찰청 출입 기록 등의 객관적 자료로 반박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나머지 사람들은 “A변호사가 당시 술자리에서 ‘추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할 검사들’이라며 검사들을 소개했다”는 김씨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임 사태 관련 첫 언론 보도는 작년 7월 22일이고 금감원 조사는 그로부터 한 달 뒤인 8월 20일쯤 시작됐는데, 검찰 수사는커녕 금감원 조사조차 예상할 수 없던 시점에서 ‘수사팀 검사 소개’는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