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과 30일, 12월 14일을 변론기일로 지정하려 합니다” (정준영 부장판사)
“이의있습니다 !”(이복현 부장검사)
26일 서울고법 형사 2부(재판장 정준영) 열린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준비기일에서 특검에 파견된 이복현 부장검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정 부장판사의 재판진행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재판부가 결론을 정한 듯한 기일지정을 해놓고 있다”고 항의했다. 피고인인 이 부회장은 이날 상주(喪主)로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측과 재판부의 갈등은 준법감시위의 운영 방식을 정하는 데서 비롯됐다. 특검은 앞서 지난 2월 “재판부가 집행유예 선고를 염두에 두고 법에도 없는 ‘준법감시제도’를 양형사유로 적용하고 있다”며 정준영 부장판사에 대해 기피신청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신청은 지난 9월 대법원에서도 기각돼 결국 이날 정 부장판사에 의한 재판이 재개됐다.
정 부장판사는 9개월만에 재개된 이날 재판에서 “단순히 준법감시제도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양형기준에 고려될 수 없고 실효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운영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활용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공평을 기하기 위해 특검과 변호인 재판부가 각각 한 명의 전문심리위원을 정한다며 특검 측에 오늘 29일까지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지난 15일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심리위원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위와 같은 재판 일정을 제시한 것이다.
◇ 상주(喪主) 이재용 부회장은 불출석 , ‘준법감시위’ 둘러싸고 또 충돌
이에 대해 검찰은 정 부장판사가 결론을 정해놓고 진행한다며 반발했다. 이복현 부장검사는 “강일원 후보 지정과 관련한 검찰 의견을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에 앞서 발언한 강백신 부장검사도 “재판부의 진행이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후보 심리 기간을 좀 더 여유있게 줘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강일원 전 재판관에 대한 후보 선정 결정을 유지하면서 다음 재판 기일을 11월 9일로 잡겠다고 밝혔다.
당초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재판 출석 소환장을 보냈지만 부친 이건희 삼성 회장이 25일 별세하면서 이 부회장측이 불출석사유서를 냈다. 이날 재판에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었다.
이 부장검사는 이 부회장의 삼성 불법승계 의혹 사건의 수사팀장을 맡던 중 지난 8월 인사에서 대전지검으로 발령났다. 당시 인사에서 통영지청으로 발령난 강 부장검사는 조국 전 장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재판도 관여하고 있다. 이들은 박영수 특검팀이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이 사건에 ‘파견검사’ 로써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