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관여 활동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2심에서 징역 2년 4개월이 선고됐다. 1심보다 2개월 낮은 형이다. 그는 선고 직후 현 안보 상황을 ‘불타는 처마 밑의 제비와 참새’로 표현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 13부(재판장 구회근)는 22일 김 전 장관의 대부분 혐의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를 인정하며 이같이 선고했다. 김 전 장관은 2011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사이버사령부 대원들에게 친정부 성향 온라인 댓글을 달도록 하고(군형법 위반),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댓글 활동은 북한의 대남 사이버 심리전에 대응하기 위해 2004년부터 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이 문제 삼은 댓글은 8862건이지만, 총선과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하루 댓글 수가 평균 10건을 넘지 않아 평소보다 더 줄었다. 정치 관여 목적이라면 훨씬 더 늘었어야 하는데 정반대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취임 초부터 매일 (댓글 활동) 결과보고서를 전달받았다”며 그의 관여를 인정했다. 다만 사이버사령부 정치 관여 의혹 수사를 방해한 직권남용 혐의는 일부 무죄로 인정돼 감형됐다.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선고 후 소감을 묻자 “판결을 받았으니 권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현 안보 상황에 대해 ‘연작처당(燕雀處堂)'이라는 소회가 든다”고 했다. 제비와 참새가 처마 밑에 둥지를 짓고 안락하게 지내면서 경계심을 잃어, 집에 불이 나는데도 위험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김 전 장관 측 인사는 “최근의 안보 위기 상황에 대해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철없이 대처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북한이 가장 무서워하는 군인’으로 꼽히는 김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합참의장을, 이명박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안보실장을 지냈다. 국방장관 취임 직후 “현장에서 쏠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선(先) 조치 후(後) 보고하라”는 지시는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