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연합뉴스


만 18세를 넘은 복수국적자가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때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 국적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한 국적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 의무와 국적이탈 신고제한 사유 등을 정한 국적법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는 헌법소원 심판에서 7(위헌) 대 2(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이 조항은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2022년 9월 30일까지 개선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효력을 잃게 된다.

국적법 12조 2항, 14조 1항 등은 18세가 돼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는 그해 1∼3월 내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도록 하도록 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적포기 신고도 이 기간에 해야 한다. 이 기간이 지나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려면 병역의무를 이행하거나 병역의무가 해소되는 만 36세가 돼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혜택만 누리다가 군 복무 시기가 임박해 국적을 포기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처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한 복수국적자 A씨는 만 18세 이상의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국적법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복수국적자가 외국에서 주로 생활하는 경우 등 법이 정하는 기간에 국적이탈 신고를 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다”며 “국적선택 기간이 지났을 때 발생하는 제한 등에 대해 개별통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적선택 기간이 지나도 예외적으로 국적이탈을 허가하는 방안을 마련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이전에도 수차례 헌법소원 심판이 제기됐지만, 헌재는 2006년 11월 30일, 2015년 11월 26일 2차례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