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불이 나 작업자 3명이 숨진 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의 발전기 24기 중 6기에 균열 등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예견된 사고’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5일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실에 제출한 ‘영덕풍력발전 특별안전점검 결과’ 자료를 보면, 이번에 불이 난 19호기는 ‘블레이드(날개)에 미세한 균열이 있어 수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일 영덕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전기 기둥이 꺾이는 사고가 발생하자 운영을 중단하고 안전 점검을 벌였다.
9호기는 날개와 몸체를 연결하는 피치 베어링이 불타 교체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4호기는 날개의 볼트가 파손돼 교체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시설은 국내 최초의 민간 풍력단지로 2005년 가동을 시작했다. 이미 수명 20년을 넘겼다.
주민 김모(76)씨는 “설계 수명을 이미 넘겼는데 진작에 안전 점검을 했어야 했다”며 “사고가 난 뒤에야 사후약방문을 하고 있다”고 했다.
사고가 잇따르자 영덕군은 발전기 운영업체인 영덕풍력발전과 체결한 군유지(郡有地) 대부(貸付)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그동안 3~5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 왔는데 재계약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영덕군에 따르면, 발전기 24기 중 14기가 영덕군 땅에 서 있다. 영덕군은 정부에 발전기 24기를 전부 철거해 달라고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사고 현장을 찾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풍력발전기 정비 과정 전반의 문제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2일 발전기 기둥이 꺾인 사고는 센서 이상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덕풍력발전은 이날 “날개의 속도를 제어하는 센서가 고장 나면서 날개가 균형을 잃고 기둥을 내려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영덕풍력발전 측은 “기둥의 피로도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