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외장 구조물(루버)이 떨어져 관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에 대한 경찰 수사가 1년 만에 마무리됐다. 경찰 수사 결과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임이 드러났다.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NC파크 관중 사상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창원시설공단 직원 A씨 등 14명을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창원시설관리공단 전·현직 이사장 2명을 비롯해 법인인 창원시설관리공단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관중에 떨어진 외부 구조물(루버)의 낙하 이유, 구조물 관리 책임 주체를 두고 광범위하게 수사했다.
오승철 경남경찰청 광수대장은 “이번 사고는 부실 시공·감리 소홀·시설공단의 관리 부실·시설공단 경영 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 등이 총체적으로 결합해 발생한 사고”라고 규정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사고였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월 경남도 사고조사위가 내린 결론과 비슷하다. 전문가로 구성된 사조위는 설계부터 발주·시공·유지 및 관리 전 과정에서의 관리 미흡 등 복합적 요인이 사고 원인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창원시설관리공단 직원 A씨는 지난 2024년 9월쯤 정기 안전 점검을 수행한 안전 진단 업체로부터 루버 부식과 관리 필요성, 추락 위험성 등을 보고받았다. 하지만 A씨는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보수·보강 계획 수립 없이 방치됐다. 경찰은 인명 피해를 막을 구체적·결정적 기회를 박탈했다고 판단하고, A씨를 주요 피의자로 지난 1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 필요성이 없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A씨뿐만 아니었다. 창원시설관리공단 다른 직원들은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12회에 걸쳐 정기 안전 점검을 실시하면서 단순히 육안으로 배열 상태만 점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루버 하자를 방치하고, 점검 결과 보고서 허위·복지 작성을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공단의 형식적 안전 점검으로 구장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지난 2022년 12월 유리창 교체 작업을 하면서 루버를 탈·부착할 때 설계도 제공이나 작업 계획서 작성, 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무자격자가 임의로 루버를 탈부착한 사실도 확인됐다. 외장 구조물인 루버 시공도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급 자재 구매 계약에 따라 직접 시공할 의무가 있는 원청은 불법으로 하도급을 했다. 하도급 업체는 구조물에 작용하는 하중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하는 구조 계산 없이 시공했다. 특히 설계도상 풀림 방지 조치를 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발생 후 실시한 긴급 안전 점검에서 떨어진 루버를 제외한 나머지 루버에서도 부식이나 변형 및 이격, 볼트 풀림 등의 하자가 다수 발견됐다. 결국 애초에 루버가 안전하게 설치되지 않았던 셈이다.
이런 부실한 시공을 관리해야 할 감리도 제 역할을 못 했다. 현장 감리는 무자격자가 시공하는 것을 방치했고, 설계와 다른 자재가 반입됐는데도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풀림 방지 조치 등이 이행되지 않았지만 감리는 ‘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관중에 떨어진 ‘루버’의 관리 책임이 창원시설관리공단에 있다고 판단했다. 시설물안전법 등에 따르면 창원시설관리공단이 ‘공공관리주체’로서 시설물 유지 관리 책임자로 돼 있다. 루버는 외부 부착물로 안전 점검 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창원시설관리공단 전직 이사장과 현 이사장 직무대행은 안전 확보 조치가 필요한 공중 이용 시설을 관리하는 공단의 경영 책임자로서, ‘NC파크’를 중대 시민 재해 대응 필요 시설로 인식하지 못했고, 안전 보건 관리 체계의 구축,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이에 두 사람과 법인(창원시설관리공단)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통해 다중 이용 시설인 야구 경기장의 유지·관리 부실이 시민 생명을 앗아간 중대 시민 재해임을 명확히 했고, 실질적 시설물 관리 책임이 있는 공단 경영 책임자에게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구단 직원에게는 유지·보수상 과실 책임을 물었다”며 “이번 수사를 계기로 루버 같은 ‘비구조 부착물’에 대한 정밀 안전 점검 체계 제도화 등의 대책을 마련하도록 관련 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