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매화축제가 시작된 지난 13일 전남 광양시 다압면. 상춘객들이 활짝 핀 매화마을을 둘러보고 있다./김영근 기자

매년 봄꽃이 피는 시기가 달라져 애를 먹었던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꽃 없는 꽃 축제’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개화 시기에 따라 축제 일정을 조율하는 건 기본이고, 실시간으로 꽃 상태를 ‘생중계’하는 등 제대로 된 축제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경남 창원시는 국내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를 앞두고 ‘실시간 개화율’을 공개한다고 19일 밝혔다. 군항제는 오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열리는데, 축제 홈페이지에선 23일부터 실시간으로 개화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2024년 ‘벚꽃 없는 벚꽃 축제’를 열었던 전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조치다. 당시 창원시는 수년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3월 22일 군항제를 열었다. 문제는 ‘꽃샘추위’였다. 정작 개막일 개화율이 10%에 그친 것이다.

지난해 열린 경남 창원시 진해군항제 모습. 올해는 오는 27일부터 내달 5일까지 ‘봄의 시작’을 주제로 열린다. /창원시

창원시는 이번엔 여좌천, 경화역 등 주요 벚꽃 명소에 표본 나무를 선정했다. 매일 눈으로 개화 정도를 파악해 공지하게 된다. 창원기상대는 한 가지에서 꽃이 세 송이 이상 피면 ‘개화’, 나무 전체에 80% 이상 꽃이 피면 ‘만개’로 본다. 창원시 관계자는 “올해는 개막일쯤 개화율이 70~80%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대구 달성군은 다음 달 17일 개막하는 ‘비슬산 참꽃문화제’에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도입한다. 4월 1일부터 20일까지 달성군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비슬산 정상의 날씨와 개화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달성군 관계자는 “작년엔 경북 일대를 할퀸 대규모 산불의 영향으로 축제를 열지 못했다”며 “올해는 방문객들이 축제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했다.

개화 시기를 정확히 맞추기 위해 일정을 최대한 늦게 확정하기도 한다. 전남 광양시는 통상 12월이면 결정하던 ‘광양매화축제’ 일정을 지난 2월에야 확정했다. 작년에 꽃샘 추위로 축제 기간 내내 꽃이 피지 않았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심사숙고 끝에 잡은 일정은 성공적이었다. 매화가 만개하면서 축제가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방문객이 43만명을 넘겼다. 축제는 22일까지 열린다.

충북 제천은 역대 가장 긴 ‘청풍호 벚꽃 축제’를 앞두고 있다. 다음 달 4일부터 19일까지 16일간 축제를 연다. 제천시 관계자는 “봄 날씨가 변화무쌍한 탓에, 관광객이 단 하루라도 더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게 작년보다 기간을 사흘 늘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