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다이아몬드를 이용한 투자 사기로 수천만 원을 가로챈 일당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를 유인하고 가짜 돈다발로 ‘거래 현장’을 연출하는 치밀한 수법이 동원됐다.
지난 1월 28일 낮 12시 20분쯤 경북 안동시 한 커피숍. 50대 남성 A씨는 종업원으로 일하던 40대 여성 B씨에게 보석함을 내밀었다. 손바닥 크기의 상자에는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 8개가 담겨 있었다.
A씨는 B씨에게 “요즘 다이아몬드에 투자하면 수익이 상당히 많이 남는다”며 “좋은 투자처가 있고 소개도 해주겠다”고 말했다. 해당 커피숍 단골이었던 A씨의 말에 B씨는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이후 B씨는 A씨와 함께 차량으로 약 30분 떨어진 또 다른 커피숍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70대 남성 2명이 돈다발을 주고받으며 실제 거래를 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B씨는 이 모습을 보고 경계심을 풀었다.
7~8개 다이아몬드가 든 보석함 1개 가격은 6000만원. A씨는 “시중에선 7000만원 이상 거래되지만 구매와 동시에 되팔면 이윤이 많이 남는다”고 했다.
B씨는 현금 4000만원을 준비했고, 부족한 2000만원은 A씨가 빌려주겠다고 나서자 거래는 성사됐다. B씨는 현금을 인출해 A씨가 건넨 돈과 합쳐 70대 남성에게 6000만원을 건넸고, 다이아몬드가 든 보석함을 받았다.
A씨는 B씨에게 지정된 장소를 알려준 뒤 “곧 거기로 다이아몬드를 살 사람이 오니까 기다리고 있다가 그때 팔면 된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록 구매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B씨가 A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은 끊긴 상태였다. 그제서야 이들에게 속았다는 감지한 B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종 사기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전담팀도 꾸렸다. 초기에는 단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공범 C씨가 방범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수사 결과 A씨는 피해자를 유인하는 역할을, 현장에서 거래를 연출한 70대 남성 2명 C,D씨는 바람잡이 역할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모두 관광비자로 입국한 조선족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안동, 청주, 경기 등 5개 지자체를 넘나드는 추적 끝에 일당을 검거했다. 사건 발생 8일 만에 공범 C씨가 경기 부천에서 붙잡혔다. 경찰 추적은 계속됐다. 사건 발생 한 달만인 지난 4일 경기 오산에서 주범 A씨와 또 다른 공범 D씨도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범행에 사용된 다이아몬드는 모두 가짜였다. 경찰은 가짜가 든 보석함 5개와 가짜 돈다발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거래 현장에서 사용한 돈다발은 겉면만 진짜 지폐고 내부는 위조 지폐로 확인됐다. 이들이 사기 행각으로 챙긴 4000만원 대부분은 유흥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검거 당시 회수한 돈은 수백만 원에 불과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A씨 등 일당 모두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안동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주로 도보나 택시를 이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며 “조기에 검거하지 않았다면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