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남도 사고조사위원회가 경남도청에서 작년 3월 발생한 창원NC파크 외부 구조물 탈락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 3월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외장 구조물(루버)이 떨어져 관중 1명이 숨진 사고가 설계부터 발주·시공·유지 및 관리 전 과정에서의 관리 미흡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전문가의 판단이 나왔다. 유족과 노동계는 “유족을 배제하고 내부 판단만으로 결정했다”며 반발했다.

경남도 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12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창원NC파크 외장 구조물 탈락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 발생 11개월여 만이다. 사조위는 구조·품질 분야, 시공·자재 분야, 법률·제도 분야 등 총 11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사조위가 조사한 사고는 작년 3월 29일 오후 5시쯤 프로야구 NC다이노스의 홈구장 창원NC파크 3루 매점 쪽 4번 게이트 부근에서 발생했다. 구단 사무실 외벽에 붙어 있던 무게 33㎏짜리 알루미늄 외장 구조물 ‘루버’가 17.5m 아래로 떨어지면서 야구 팬 3명이 다쳤다. 이 중 머리를 크게 다친 20대 여성 1명이 사고 이틀 만에 숨졌다. 루버는 에너지 절약과 미관 개선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작년 3월 2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 중 3루 방향 건물에 설치된 외장 마감 자재(알루미늄 소재 루버)가 떨어져 관람객을 덮친 사고 현장. /연합뉴스

이날 사조위는 직·간접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 루버가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사조위는 2022년 12월쯤 창문 유리 파손으로 보수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루버를 일시적으로 해체했다가 다시 부착한 것을 확인했다. 사조위는 루버를 외벽에 고정하는 부품들이 규격에 맞지 않는 등 적절하게 사용되지 않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루버 상부 화스너(볼트·너트 등 고정 부품) 체결부에 볼트 풀림 방지를 위한 부자재인 너트·와셔가 적절하게 사용되지 않았거나, 볼트 규격에 맞지 않은 와셔를 사용한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 같은 부적합한 부품 사용으로 체결력이 약한 상태에서 외부 바람 등에 의해 반복적인 진동이 발생했고, 볼트·너트 등이 차례로 이탈하면서 루버가 떨어졌다고 본 것이다.

사조위 측은 유리 교체 및 재설치 과정에서 루버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업체가 공사를 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있었다고 했다. 사조위는 떨어진 루버를 비롯해 야구장 시설에 부착된 루버 313개 모두가 이런 식으로 부적합한 부자재 등의 부품이 사용됐다고 했다.

사조위는 간접적 요인으로 실시설계 도면과 시방서에서 구조물과 관련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점, 시공 과정에서 책임 구분의 모호성, 건설사업관리자의 관리·감독 업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유지 관리 단계에서 점검·관리가 충분하지 않았던 점 등을 간접적 사고 원인으로 진단했다.

특히 루버 등 구조물에 대한 점검이 형식상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박구병 사조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특정한 단일 단계의 과실이기보다는 루버 체결부의 구조적·기술적 결함과 설계·발주·시공·유지 관리 등 모든 단계에서의 관리 미흡이 누적돼 발생한 사고”라는 결과를 냈다.

사조위는 이날 사고 책임 주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2019년 준공된 창원NC파크 소유주는 창원시, 구장 관리 등은 창원시설공단이 맡고 있다. NC다이노스는 이 구장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사조위는 이날 결과를 바탕으로 국토교통부와 경남도 등 관계 기관에 재발 방지 대책을 제안했다.

작년 4월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시작 전 양 팀 선수단이 창원NC파크 사고 희생자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사조위 발표와 관련해 창원시는 “사조위 결과 보고서를 받는 대로 면밀히 검토해 보완해가겠다”며 “사전적으로 공정 과정에 대한 관리 감독도 강화해 이런 불상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희생자 유족은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고, 유족은 여전히 사고의 전모를 알지 못한 채 남겨져 있다”며 “경찰 수사가 끝까지 흔들림 없이 진행돼, 책임 있는 자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고와 관련해 NC다이노스 대표, 창원시설공단 전 이사장, 창원시설공단 이사장 등을 중대재해처벌법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사조위 조사 결과를 참고해 형사 책임 대상자에 대해 엄정 수사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수사 사안은 신속한 수사 마무리 후 별도로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