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경남 등 행정통합에 대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2028년 통합 로드맵을 밝힌 부산·경남 행정 통합 방식에 대해 “행정 통합을 2년 늦추면, 20년 이상 뒤처질 수 있다”며 전면적인 재고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주민투표 대신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주민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대규모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10일 오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을 찾아 행정 통합 추진 방향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달 말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은 올해 주민투표를 거쳐 2028년 총선 때 부산·경남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는 행정 통합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4년간 20조원 지원을 포함해 공공기관 2차 이전, 대기업 투자 유치 때 인센티브를 준다는 방침을 발표했다”며 “통합 시·도에 공공기관 2차 이전, 대기업 유치 우선권을 뺏기면 부산·경남 미래가 20년 이상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경남이 행정 통합과 관련해 주민투표 절차를 강조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은 “행정 통합에 대해 주민 의사를 묻고 동의를 받는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무려 400억원 이상 예산이 드는 주민투표를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이어 “대규모 여론조사를 통해 주민 의사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지방의회가 동의하는 절차를 통해서 주민투표에 준하는 주민 의사 확인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대규모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김 위원장은 박완수 경남도지사, 최학범 경남도의회 의장, 국민의힘 경남도당에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부산·경남이 요구하는 권한·재정의 확실한 이양, 통합 원칙과 기준을 담은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서는 “통합 후 병행 추진이 가능하다”고 했다.

과거 마산과 창원, 진해 통합 사례에 따른 도민들의 우려에 대해 “이번에는 정부의 파격적인 재정 지원, 주민투표에 준하는 주민 동의 절차, 대통령과 정부가 약속하고 추진하는 통합”이라며 “마창진 통합 반대로만 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경남도는 입장문을 내고 “정부에서 ‘통합 시기에 따른 불이익이 없다’고 밝힌 만큼 부실한 행정 통합보다 제대로 된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며 “주민투표는 대규모 여론조사로 결코 대체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9일 박완수 경남지사가 도청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경남도

앞서 지난 9일 박완수 경남지사는 확대간부회의에서 광역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대구·경북, 대전·충남 등이 요구한 권한을 중앙정부가 수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뒤늦게 주민투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부산·경남이 내건 통합기본법 제정, 주민투표 요구가 정당하고 적합·적절했다는 것이 다른 지역 사례에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고, 위상과 자치권 확보가 없는 광역자치단체 간 행정 통합은 큰 의미가 없기에 정부에 주민투표, 통합 기본법 제정을 요구했다”며 “중앙정부의 실질적 권한 이양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부산시와 협의한 원칙이 지켜질 수 있게 부산·경남 행정 통합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박 지사는 그동안 줄곧 통합의 전제 사항으로 ‘주민투표를 통한 정당성’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에 따른 실익’을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밝힌 4년간 최대 20조원 지원 등 통합 지원책에 대해서는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회성 유인책”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