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청사 앞 '윤어게인 위증범벅 내란재판 무죄' 현수막이 붙어 있다. /울산 동구

울산의 한 기초지자체가 ‘윤 어게인(YOON AGAIN)’ ‘내란재판 무죄’ 같은 내용을 담은 한 정당 현수막을 허위·거짓 내용의 불법 광고물로 간주하고 철거 절차에 들어갔다. 현수막 설치 장소가 아닌 문구 내용을 문제 삼아 정당이 게시한 현수막 철거를 결정한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울산시 동구는 지난 20일 ‘윤 어게인’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게시한 ‘내일로미래로당’에 23일까지 현수막 자진 철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22일 밝혔다.

현수막에는 ‘위증범벅 내란재판 무죄’ 등의 내용도 담겼다.

동구는 공문에 “옥외광고물법 제5조 제2항 1호에 따라 범죄행위를 정당하게 표현한 것은 표시를 금지하는 광고물에 해당한다”며 “사회 평균인의 입장과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 환경 조성이라는 옥외광고물법의 입법 목적을 고려할 때 범죄행위를 정당화한 것에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동구는 행정안전부 주소정보혁신과로부터 법령 해석을 받아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울산 동구청사. /뉴스1

동구는 현수막이 기한 내 철거되지 않으면 내주 중 행정대집행으로 강제 철거 또는 과태료 부과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현수막을 게시한 내일로미래로당은 울산시 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의견 표명에 대한 동구의 철거요청은 기본권 침해이며, 현수막 내용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는 이에 대해 행안부에 의견을 묻고, 결과에 따라 철거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진보당 울산시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을 옹호하고 범죄를 정당화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라며 “울산지역 나머지 4개 구·군과 울산시도 더 이상 이러한 현수막을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울산 동구는 HD현대중공업 등 조선소가 있어 노동자의 도시로 불린다. 전국 기초지자체 중 유일하게 진보당 소속 김종훈 구청장이 당선된 곳이다. 김 구청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내란 범죄를 옹호하는 현수막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법적 검토를 마쳤고, 이 현수막들은 명백한 근거없이 거짓 내용을 표시한 것으로 범죄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