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시험지 유출사건의 피고인인 학부모 A씨가 호송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뉴스1

딸이 다니는 고등학교에 침입해 시험지를 훔친 학부모와 이를 도운 학교 기간제 교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1단독 손영언 부장판사는 14일 건조물침입과 업무방해,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학부모 A(48)씨에게 징역 4년 6개월, 기간제 교사 B(32)씨에게 징역 5년에 추징금 315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의 범행을 도운 학교 행정실장 C(38)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빼돌린 시험지로 시험을 치른 A씨의 딸 D(19)양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14일 오후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시험지 유출사건의 피고인 기간제 교사 B씨가 호송차량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A씨는 지난해 7월 4일 오전 1시 20분쯤 B씨와 함께 경북 안동 한 사립 고등학교 교무실에 침입해 시험지를 빼돌리는 등 2023년부터 11차례 걸쳐 범행한 혐의를 받는다. C씨는 이들이 학교에 침입하는 것을 사전에 알고도 묵인했고, 방범카메라(CCTV) 시간을 조정해 범행 장면이 삭제되도록 조작했다.

A씨의 딸 D양은 빼돌린 시험지의 문제와 답을 미리 외워 시험을 치렀고, 고교 재학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D양은 한 차례 시험지를 훔치러 직접 교무실에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시험지 유출사건의 피고인 D양(검은색 패딩)이 재판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수년에 걸친 이들의 마지막 범행은 지난해 7월 기말고사 기간이었다. A씨 등은 교내 경비 시스템을 해제한 후 교무실에 침입했으나 공교롭게도 경비 시스템이 오작동하면서 범행 일체가 발각됐다.

재판부는 공통 양형 사유로 이들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며 교육의 본질과 공적 교육기관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근본적으로 흔든 중대한 범죄라고 했다.

손 부장판사는 “이번 사건으로 학생들의 학습권과 공정하게 평가받을 기회를 침해했다”며 “치열한 입시 환경 속에서 성실히 노력해온 수험생들과 학부모에게 깊은 허탈감과 분노를 만들었고, 묵묵히 일한 교직원들의 자긍심마저 훼손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학부모 A씨에게 징역 8년을, B씨에게 징역 7년과 추징금 3150만원, C씨에게 징역 3년, D양에 대해선 장기 3년∼단기 2년의 징역형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