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6월 17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박완수 경남도지사(왼쪽)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행정 통합 등 지역 공동 현안 논의를 위해 만나 이동하고 있다./부산=김동환 기자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가 “행정통합을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내용의 최종 의견서를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전달했다. 행정통합에 대한 최종 판단은 두 시도지사가 내달쯤 공동으로 밝힐 전망이다.

공론화위는 13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최종 결과 브리핑을 열고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통합 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정통합 최종 결정은 주민투표를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통합 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주민투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행정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통합된 자치단체의 위상과 권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입법권·조직권·자치권·재정권 등의 특례를 담은 ‘경남부산특별시 설치 및 특례보장 특별법’(이하 특별법) 초안도 두 시도지사에게 전달했다. 이 특별법에는 국세인 법인·소득·부가가치세를 일부 이양받고, 지방채 발행 자율권 확보, 그린벨트 해제권 전면 이양, 국제 물류 특구 지정 및 관세 면제 등의 특례가 담겼다고 한다.

공론화위는 행정 통합에 따른 내부 불균형이 생기지 않도록 부산과 경남 총 34개 시·군·구 등이 참여하는 권역별 상생 협력 기구 설치도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울산시까지 함께하는 완전한 통합을 제시했다.

13일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가 1년3개월 간 활동 성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공론화위는 지난 2024년 11월 출범해 1년 3개월 동안 활동하며 토론회와 현장 설명회 등을 통해 행정통합에 대한 공론화의 장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 이날로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한다. 앞서 공론화위가 지난달 말 실시한 행정통합 여론조사에서 통합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3%(부산 55%, 경남 51.7%)로 나타났다. 2023년 여론조사 대비 찬성이 18%포인트 올랐다.

공론화위는 이날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의견서를 양 시도지사에게 전달했다.

두 시도지사는 이를 바탕으로 실무 협의를 거쳐 행정통합 추진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발표 일자는 협의 중으로, 내달쯤 예상한다”고 했다.

공론화위 의견은 강제성이 없지만, 최근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의 인터뷰 발언 등을 고려하면 공론화위 의견처럼 주민투표를 통한 방식으로 행정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경남도에 따르면 주민투표법상 ‘지자체를 통합하는 등 국가정책 수립에 대한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 중앙행정기관(행안부)의 장이 지자체의 장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두 시도지사가 행정통합을 행안부에 건의하면, 행안부 장관이 판단해 주민투표 실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6월 지방선거 때문에 법적으로 주민투표는 선거 60일 전인 4월 3일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 주민투표 비용에는 수백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주민투표 준비 등을 감안하면 3월 초쯤에는 주민투표를 위한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 이 같은 절차상 문제를 고려하면 6월 지방선거 전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위기다.

통합 청사 위치, 통합 지자체 명칭 등을 두고 갈등도 예상된다.

공론화위는 “부산과 경남은 경제 규모, 산업 연관 구조, 인프라 연계 효과 등에서 타 지역보다 통합 파급력이 훨씬 클 것”이라며 “정부는 부산과 경남의 위상에 걸맞은 자치권 확대와 특례 부여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향후 통합 추진 과정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