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부산과 경남을 철도로 이어 시·도민 교통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십수년째 완공되지 않자 돌파구 마련을 주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지사는 12일 올해 첫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부전~마산 복선전철 문제를 짚었다.
박 지사는 “수조원이 투입된 핵심 교통시설이 특정 사고지점 때문에 6년째 방치되는 것은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수도권이었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부산시와 공동으로 정부와 정치권에 강력 건의하고, 사고지점을 제외한 부분 개통이 즉시 이뤄질 수 있게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간부들에게 주문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부전~마산 복선전철 민간투자시설사업 실시계획 변경(20차)’ 고시를 통해 지난해 말까지 돼 있던 공사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1년 더 연장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 “2026년 6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상 물 건너간 셈이다.
부전~마산 복선 전철은 부산 부전역과 경남 창원시 마산역 51.1㎞를 철도로 잇는 사업이다. 부산 부전역에서 김해 진례면 신월역까지 32.7㎞는 신설한다. 개통 시 마산역에서 부전역까지 이동 시간이 기존 1시간 30분에서 30~40분대로 대폭 줄어든다. 동해선(부전~울산)과 연계하면 ‘경남~부산~울산’이 1시간대 생활권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애초 이 사업은 2014년 6월 착공해 2020년 6월 완공, 2021년 2월 정식 개통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전체 공정률 98% 수준이던 2020년 3월, 김해공항역과 사상역 사이 낙동강을 통과하는 지하 터널 구간에서 피난 터널 설치 중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지금까지도 개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 출장이 잦은 경남 지역 한 공무원은 “전체 인구의 절반이 집중돼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 철도 신설과 확충이 집중되면서 행정·경제·문화 쏠림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반면 지방 광역 생활권 철도망 구축 속도는 더디다 못해 제자리, 뒷걸음질 수준”이라며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교통 인프라에서부터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사업 시행사인 스마트레일㈜은 설계 원안인 피난 터널 대신 ‘격벽형 피난 대피 통로’를 설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국토부는 피난 터널과 격벽형 대피 통로 중 어느 하나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지점 외 구간의 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된 상황에서 5년이 넘도록 철도 개통이 미뤄지자, 부산과 경남 지역 주민의 원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부전~마산 복선전철 조기 개통을 지역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완전 개통이 계속 지연되자 경남도는 지난해 마산역에서 부산 강서금호역까지 이미 완공된 구간에 대한 부분 개통을 건의했다. 하지만 부분 개통조차 수요 부족과 적자를 이유로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박 지사는 “부울경 광역 교통망 구축의 핵심 사업으로, 도민 기대가 굉장히 높은데도 6년 동안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사고 지점을 제외한 부분 개통도 왜 안 되는지, 수도권 시설이라면 벌써 무슨 대책이라도 세워 해결했을 것인데, 국회와 정부에 건의해 이 부분을 따지는 등 적극 해결에 나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