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 공무원들이 주민 동의 없이 헬기장 조성 사업을 추진하려다 감사에 적발됐다. 이와 관련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6명에 이른다.

9일 의성군과 주민 등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4월 산불 진화용 헬기 이착륙장 조성을 위해 의성읍 오로리 구룡저수지 인근 과수원 부지(3900㎡)를 매입했다.

부지 매입에는 총 4억2100만원이 사용됐다. 1200평 남짓한 땅은 2억9000만원, 사과나무와 창고 등 보상에 1억1000만원을 썼고, 땅 주인에게 실농 보상금 2100만원도 포함됐다.

경북 의성군 의성읍 오로리 구룡저수지 인근 산불 진화용 헬기 이착륙장 조성 예정지(붉은색). 민가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그러나 해당 부지는 인근 20여 가구가 사는 마을과 100m 거리에 불과해 헬기 이착륙장 사업을 추진하려면 주민 동의가 필수였다.

공항시설법 시행령에 따르면 헬기장 설치를 위해선 관할 지자체장은 14일 이상 주민에게 문서 열람과 의견을 들어야 한다. 대규모 시설의 경우 주민 설명회나 공청회도 거쳐야 한다.

이를 간과한 의성군 산림과는 지난해 8월 민원 등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헬기장 건설 사업 자체가 무산됐다. 주민 A(66)씨는 “주민 동의도 없이 내키는 대로 마을 바로 앞에 헬기장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에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의성군은 자체 감사를 착수해 최근 관련 공무원 6명 전원 징계 처분했다.

의성군 감사 부서 관계자는 “헬기장 설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입지 여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세금 낭비와 행정 절차를 위반한 공무원들을 징계했다”며 “5급 사무관 2명은 절차상 경북도에서 징계 처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