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군 회천 들녘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독수리에게 먹이를 주는 ‘독수리식당’이 생태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
독수리식당은 2014년 고령 개진면에서 독수리 3마리가 죽은 채 발견된 것이 계기가 됐다. 2018년 시작해 올해 8년째다. 겨울이면 먹이를 찾지 못해 아사(餓死)하는 독수리들이 늘자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고령 우곡을 찾은 독수리는 10월 초 몽골에서 비행을 시작해 약 3000㎞를 날아와 내년 3월까지 월동한 뒤 다시 북쪽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지난달부터 운영하는 독수리식당에선 하루 200㎏, 내년 3월까지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두 차례씩 모두 5t 정도 공급한다.
식당 측에서 잘게 찢은 고깃덩이를 강가 곳곳에 뿌려 놓으면 잠시 후 2m가 넘는 날개를 펼친 독수리 수백마리가 내려와 정신 없이 뜯어 먹는 장관이 연출된다.
독수리식당에는 해마다 수백마리의 독수리가 찾는다. 매년 개체수도 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먹이 공급을 시작했으며 21일 기준 200여 마리가 식당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학생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해올고와 화동초 등 환경동아리들은 먹이터 정비와 기부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개업식에는 환경·종교단체와 학생·시민 100여 명이 참여했다.
임성무 독수리식당 대표는 “학생들과 정육점에서 고기를 얻어 가져다 준 것이 지금의 식당으로 이어졌다”며 “해마다 독수리를 보고 기부하는 분들이 많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전국의 독수리식당이 운영되는 지역은 고령을 비롯해 파주, 서산, 고성 등 10곳이다. 독수리식당은 네트워크를 구성해 이동 시기와 개체수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