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지사가 11일 오후 도청에서 민선8기 재정혁신 성과와 내년 국가예산 확보 실적을 발표한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 도지사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1일 내년 지방선거에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이 지사는 11일 오후 경북도청에서 열린 ‘민선 8기 재정 평가 및 성과 브리핑’ 자리에서 취재진의 내년 선거 출마 질문에 대해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경북도를 위해, 더 나아가 국가를 위해 끝까지 헌신하겠다”고 3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올해 암 치료를 받아온 이 지사가 3선 의지를 피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지난 5월 27일 한 공식 행사에서 떡을 먹고 체한 줄 알고, 병원에 갔는데 암 진단을 받았다”며 “결국 이틀 뒤 경북대 병원에 입원해 항암 치료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난 9월 29일 암세포가 많이 사라진 데 이어 11월 5일 검사에선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며 “현재 항암 치료를 중단하고 면역 강화 치료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3선 도지사’를 내세운 이 지사의 전격 출마 선언은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던 도내 ‘잠룡’들에겐 더 복잡한 셈법이 됐다.

앞서 ‘건강 문제’가 발생한 이 지사가 3선 도전 의사를 포기할 경우를 대비해 그동안 표밭을 일궈온 노력에 적잖은 타격을 주거나 이 지사의 불출마를 전제로 지방선거 도전을 저울질해 온 만큼 경북 지역 중진 의원들에게도 ‘악재’가 될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지역 정가에선 송언석(김천), 김석기(경주), 김정재(포항북구), 이만희(영천·청도), 임이자(상주·문경) 등 경북 3선 의원들이 이 지사의 공백을 노릴 것이란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지역 정치권에선 이강덕 포항시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 등 자천타천 주자들이 내년 지선에서 이 지사와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 측에선 아직 뚜렷한 후보가 없어 인물난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 지사의 3선 도전이 확실시되면서 현역 지사의 건강 리스크까지 해소된 마당에 경선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워 차기 주자들의 셈법은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