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이지호 신임 소위에게 경례를 받고 있다. /창원=김동환 기자

“필승! 신고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지호(24)씨가 11주에 걸친 교육을 마치고 해군 장교로 임관했다. 임관식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어머니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도 참석했다.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소위 89명(해군 75명, 해병대 14명)이 임관했다.

이날 지호씨는 후보생 89명을 대표해 ‘대대장 후보생’으로서 제병 지휘를 했다. 제병 지휘란 군대 행사 등에서 제대를 통솔해 지휘하는 것을 말한다.

28일 오후 경남 창원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경례를 하고 있다./창원=김동환 기자

해군사관학교 관계자는 “훈련 기간 동기들과도 잘 지내고 바르게 생활하며, 훈련에도 열심히 참여했다”고 지호씨가 제병 지휘를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지호씨는 지난 9월 15일 입대할 때보다 살이 빠져 날렵해진 모습이었다. 지호씨는 입교식 당시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임관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지호씨의 할머니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과 고모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외할머니인 박현주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 이모인 임상민 대상 부사장 등 지호씨의 친·외가 가족이 총출동했다. 입영 때 함께한 지호씨의 여동생인 원주씨는 이날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함께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창원=김동환 기자
28일 오후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 임세령 대상 그룹 부회장과 임상민 부사장이 참석하고 있다. /창원=김동환 기자

지호씨의 부모인 이재용 회장과 임세령 부회장이 같은 공식 석상에 자리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혼 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떨어져 앉아 아들의 임관식을 지켜봤다.

임관 장교 계급장 수여식 때는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직접 연병장으로 내려가 아들 지호씨에게 계급장을 달아줬다. 지호씨는 두 사람을 향해 경례 후 임관 신고를 했고, 이 회장과 홍 명예관장도 경례로 답례했다. 이 회장은 지호씨에게 “수고했어”라고 격려했다. 이 회장 등이 가족석으로 자리를 옮기자, 지호씨의 모친인 임세령 부회장과 임상민 대상 부사장이 지호씨에게 다가가 임관을 축하했다.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아들인 이지호 신임 소위를 격려하고 있다. /창원=김동환 기자

지난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난 지호씨는 복수 국적자이지만, 해군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현행법상 복수 국적자의 경우 일반 사병 입대 시에는 복수 국적 신분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서는 외국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삼성가(家)에서 장교를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호씨는 해군 명의의 발표를 통해 “지난 11주간의 고된 교육과 훈련을 받으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어려움에 맞서고 이겨내는 마음을 갖게 됐다”며 “훈련기간 함께한 동기들이 있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해군 장교에 지원한 것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보직에서도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8일 오후 경남 창원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39기 해군; 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이 열에서 동기들과 모자를 던지며 자축하고 있다. /창원=김동환 기자

이날 소위로 임관한 지호씨는 이날부터 3박 4일간 휴가를 갖는다. 내달 2일 해군교육사령부로 복귀하면 3주간 신임 장교를 대상으로 하는 초등 군사교육을 받게 된다. 이 기간 복무할 자대가 결정된다. 이후에는 부산에 위치한 해군 작전사령부로 이동해 함정 병과 통역 장교로 복무하기 위한 보직 전 교육을 받게 된다. 지호씨는 훈련 기간을 포함해 총 39개월을 복무하게 된다. 복무를 연장하지 않으면 2028년 12월 2일 전역한다.

한편 이날 임관식에는 지호씨 외에도 다양한 사연의 장교들이 눈길을 끌었다. 해군 소위 강병윤(24)씨는 강명길 해군 제5기뢰·상륙전단장(준장)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해양 수호 임무를 맡게 됐다. 명찬희(25)씨는 지난 6월 해군 장교의 길을 걷게 된 쌍둥이 동생 명찬양 해군 소위의 뒤를 따라 해군 장교가 됐다. 이솔(30)씨와 이주리(28)씨는 지난해까지 공군 장교로 군 복무한 후 이번에 다시 해군 장교로 임관해 두 번째 군번을 갖게 됐다. 육다빈(28)씨는 해병대 병사 복무 후 부사관을 거쳐 이번엔 해병 장교까지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