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55) 제39대 경남경찰청장이 29일 “기본과 원칙을 통한 신속하고 공정한 업무 처리”를 강조하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취임사에서 김 청장은 직원들에게 “기본에 소홀해 국민에게 비난받은 경우가 있었던 만큼 규정과 절차를 준수하는 등 기본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이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면 아무리 좋은 치안 성과를 거둔다고 하더라도 결코 도민에게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김 청장은 또 ‘전문성’도 강조했다. 그는 “업무별 설명 자료나 매뉴얼, 최신 판례, 법률 정보까지 연구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치안 전문가가 된다면 경남경찰에 대한 321만 도민 기대와 신뢰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당당하고 공정한 법 집행 속에서도 주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융통성을 발휘하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것 또한 공정의 가치를 더 높이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효능감 없는 치안 시책을 새로 발굴하거나 현장과 동떨어진 목표를 제시하지 않겠다”며 “우리 경험과 지혜를 모으고 열과 성을 다한다면 도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평온한 치안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도민에게 따뜻하고 든든한 이웃이 되어 달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경남 함양 출신으로, 경찰 간부 후보생(45기)으로 임관했다. 서울경찰청 서초경찰서장, 청와대 국정 상황실, 대구경찰청 공공안전부장, 강원경찰청 생활안전부장 등을 지냈다.
한편, 이날 김 청장이 취임사 제일성(第一聲)으로 직원에게 ‘기본과 원칙’을 강조한 것은 지난해 8월 하동에서 40대 여성이 순찰차 뒷좌석에 갇혀 숨진 사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숨진 여성은 새벽 시간 파출소를 찾았다가 아무도 나오지 않자, 주차된 순찰 차량 뒷좌석에 올랐고 그대로 갇혔다. 순찰차 뒷좌석 문은 안에서 열 수 없고, 차량 내 격벽이 있어 앞좌석 쪽으로 갈 수도 없는 상태였다. 이 여성은 36시간 동안 순찰차에 갇혔다가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파출소 내에는 상황 근무자 등 4명이 있었음에도 누구 하나 제대로 근무하지 않으면서 여성이 찾아온 줄도 몰랐다. 순찰차는 보안·도난 방지 등을 위해 문을 잠가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하면서 결과적으로 여성이 순찰차에 들어가게 됐다. 순찰차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예정한 순찰 근무를 하지 않으면서 순찰차 안에 갇힌 여성을 제때 발견하지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은 내달 28일 2022년 이후 3년 만에 국회 국정감사를 받는다. 이번 국감에서 하동 순찰차 사망 사건이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