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정보 등 수사 내용을 흘려주고 불법 도박장 업주에게 뇌물을 받은 현직 경찰 간부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chatGPT

울산지검은 뇌물수수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울산경찰청 소속 A(50대)경감을 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A경감은 형상기동대 소속 경찰 간부로 있으면서 알게 된 도박장 단속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7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체포영장 발부 정보를 흘려 도박장 업주가 도주하도록 도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경감이 영장 집행 당일 B씨를 만나 B씨뿐만 아니라 B씨의 지인 등 사건 관련자 수사 정보를 알려준 것으로 보고 있다. 도박장 7곳을 함께 운영하던 B씨와 B씨 배우자, 아들 등 가족 3명은 A경감에게 정보를 넘겨받은 대가로 700만원의 뇌물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B씨 아들은 A경감에게 받은 단속 정보를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통해 다른 도박장 업주들에게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경감의 정보 유출로 B씨 가족 등이 도주와 증거인멸까지 하게 됐다”며 “불구속 송치된 A경감을 직접 구속해 기소했다”고 했다.

검찰은 또 재수사 과정에서 B씨 가족이 도박장 운영으로 벌어들인 돈을 이용해 다른 사람 이름으로 43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입해 범죄수익금을 빼돌린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B씨 가족이 2022년 4월부터 2년간 21억원 정도의 범죄수익금을 챙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B씨 배우자와 B씨 가족에게 부동산 취득 명의를 빌려준 지인, B씨를 차에 태워 도주시킨 또 다른 지인 등 총 3명도 이번에 함께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 사건 제보자가 B씨 측으로부터 협박과 회유를 당하고, 도박 빚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를 통해 B씨 측의 43억원 상당 부동산을 몰수했다”며 “범죄 수익 환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