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선박 내 생선이 썩으면서 배출된 유해 가스를 마시고 선원들이 질식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8일 오전 경남 통영 한 선박에서 유해가스를 마신 선원들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 /통영해경

8일 오전 8시 32분쯤 경남 통영시 동호항에 정박 중인 9.7t 연안선망 고등어잡이 어선 내 어창(魚窓)에서 선원 4명이 질식해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어창은 선박 아래 잡은 물고기를 보관하는 창고다.

소방 당국이 출동했을 당시 선원 4명은 호흡은 있지만, 의식을 잃거나 희미한 상태였다고 한다. 당시 쓰러진 이들은 한국인 60대 기관장과 인도네시아·동티모르 국적의 20~30대 외국인 선원 3명이었다.

병원으로 이송된 이들은 치료 후 현재 모두 의식을 회복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통영해경에 따르면 이들 모두 불상의 유해 가스에 질식해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맨 처음 한국인 기관장과 외국인 선원 1명이 청소를 위해 갑판 아래 어창에 들어갔다가 쓰러졌고, 뒤이어 이들을 구하러 간 외국인 선원 2명도 쓰러졌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가 난 어창의 경우 며칠 전 하역을 마치고 비워진 상태였지만 일부 어패류가 남아 있었던 것 같다”며 “무더운 날씨에 어패류가 부패하면서 발생한 유해 가스를 마시고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해경은 어창에서 채취한 가스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 의뢰하는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