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지하철 신안산선 공사 현장 붕괴 사고가 발생해 대피 명령을 받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광명시가 지정한 대피 장소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9시 광명시민체육관으로 피신한 이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 “불안해서 도저히 못 살겠다”고 했다. 광명시가 지정한 대피 장소는 광명시민체육관과 충현고, 가림초, 소하중, 소하초, 충현중, 운산고, 광희고 등 8곳이다.
시청 공무원 50여 명이 체육관을 분주하게 오가면서 대피 현황을 살폈지만, 이날 오후 9시 전 까진 체육관에 구호용 텐트 등이 설치되지 않아 바닥은 텅 비어 있었다. 사고 현장에서 가까운 한 아파트에 살다가 이날 대피한 60대 부부는 “멀쩡히 저녁을 먹는데 갑자기 대피 명령 소식을 듣고 집을 나왔다”며 “속옷도 수건도 없이 나왔다”고 했다. 다른 40대 주민은 “내일 비까지 온다는데, 더 큰 사고가 있을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했다. 광명시가 대피하라고 한 대상은 A아파트 642세대 주민 2300명과 A아파트 단지 내 오피스텔 주민 144명 등이다. 그러나 대피소를 찾지 않고 인근 친척 집이나 숙박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명 지역 학부모 모임 사이트 회원들은 “아침에 붕괴 위험을 이미 감지하고 인근 통행을 통제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왜 다친 사람이 나오느냐”고 했다. 인근 경기 시흥시 거주 주민들은 인터넷 카페에 “우리 지역 지반은 튼튼한 것이 맞느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