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6명이 숨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현장에 화재감지기 등 소방시설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처음 불은 1층에서 화기 작업 중 생긴 불똥이 지하 1층 수처리 기계실 천장 쪽 배관의 보온재로 옮겨 붙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6일 오전 언론 브리핑을 갖고 “불이 난 B동 1층 및 지하 1층 현장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설계도면을 비교한 결과, 화재 현장 안의 화재감지기·통로유도등·시각경보기 등 소방 시설이 다수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화기 작업을 진행해 불이 날 위험이 있는 해당 현장에 화재 감시자가 배치돼 있지 않았던 사실도 확인했다. 화재 감시자는 불이 날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할 경우 그 현장에 머물면서 화재 위험성을 감시하고 가연성 물질에 불똥이 튀면 소화기로 진화에 나서는 등 즉각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부산경찰청 정현욱 형사기동대장은 “화재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할 경우 산업안전보건규정에 따라 그 현장에 화재 감시자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돼 있다”며 “그러나 불이 난 반얀트리 작업 현장엔 화재 감시자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처럼 소방 설비가 미비된 이유와 책임, 소방 설비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는데도 준공 승인이 난 경위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3차례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월 18일과 25일, 지난 4일 등 3차례에 걸쳐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하청업체, 감리사, 기장군청, 기장소방서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한 바 있다.
경찰은 브리핑에서 “화재 현장 스프링클러의 형상으로 보면 당시 스프링클러가 터진 게 확인된다”며 “하지만 실제로 물이 살포됐는지는 확정할 수 없어 소방수 배관밸브 작동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현장의 온도가 섭씨 72도에 이르면 유리관이나 마개가 터지면서 물이 살포되도록 돼 있다.
경찰은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문제의 불은 B동 지상 1층 피트실(배관시설실) 작업에서 발생한 불똥 등에 의해 지하 1층 수처리 기계실 상단부 배관의 보온재 등을 매개로 최초 발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화재 현장 감정 결과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지상 1층에서 화기를 사용한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불똥이 튀어 그 아래 지하 1층의 천장 부위에 있는 배관을 둘러싼 보온재로 옮겨붙어 불이 났을 것이란 취지다. 경찰 관계자는 “배관의 보온재는 난연성 소재인 발포폴리에틸렌으로 해당 소재의 등급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시공사 관계자 등 10여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또 관련자 10여명을 출국 금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 혹은 출금 조치된 공무원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