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호텔 객실에서 중국인 동포를 살해한 3명이 구속됐다. 경찰은 계획적인 강도 살인으로 보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 서부경찰서. /뉴시스

제주서부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30대 중국인 여성 A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법원은 이들에 대해 구속 전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나머지 공범 1명은 살해까지 예상했다고 보기 어려워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초 이들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가, 조사를 거쳐 강도살인 혐의로 변경했다.

A씨 등은 지난 24일 오후 2시 40분쯤 제주시 한 특급호텔 객실에서 30대 중국인 남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씨는 가상화폐 환전을 위해 A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직후 A씨는 B씨가 가지고 있던 8500만원을 챙겨 달아났다. 객실 밖에서 기다리던 나머지 공범들에게 전달했다. 이후 이들은 뿔뿔이 흩어졌다고 한다.

이 사건은 피해자 지인이 이날 오후 5시10분쯤 “호텔에 암호화폐를 거래하러 갔던 B씨가 연락되지 않는다”고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B씨는 이미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뒤였다. 1차 부검에서 숨진 B씨가 등과 목, 갈비뼈 등을 10여 차례 찔려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는 소견이 나왔다.

주범으로 지목된 A씨는 범행 당일 오후 5시 15분쯤 파출소를 찾아 “상해를 입혀 사람을 죽였다”고 자수했다. 나머지 30대 중국인 남녀 2명은 출국하려고 공항에 갔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환전 거래를 빙자한 계획적인 강도살인 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피의자들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이들의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