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을 이용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일당 총책 A씨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동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연합뉴스

텔레그램에서 10대 청소년 등 남녀 230여 명을 성 착취, 협박한 조직의 총책이 경찰의 신상 공개 결정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일당 총책A(33)씨(활동명 ‘목사’)는 지난달 24일 서울행정법원에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본안소송인 ‘신상정보 공개 처분 취소 청구’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A씨가 낸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신상 공개는 본안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잠정 보류된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경찰은 A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가처분 인용 여부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22일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범행 수단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A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A씨가 이의 신청을 하면서 경찰은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5일 이상 유예기간을 둔 뒤 A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고, A씨는 이 사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한 회사에 다니던 중산층이었다고 한다. A씨는 조직 이름을 ‘자경단’이라고 붙였고, ‘목사’를 자칭했다. 조직은 목사·집사·전도사·예비 전도사로 계급이 나뉘어 상명하복 지휘 체계를 형성했다. 드라마 ‘수리남’(2022) 주인공이 목사로 위장해 범행했다는 데서 착안했다.

A씨는 2020년 5월 자경단을 결성해 남녀 피해자 234명을 상대로 협박 등을 통해 가학적 성 착취를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중에는 10대 남녀 159명(남성 57명·여성 102명)도 포함됐다. 10대 여성 피해자 10명은 A씨에게 잔혹한 행위와 함께 성폭행당하고 촬영까지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박사방(N번방) 사건 피해자(70여 명)의 3배에 이르는 규모다. 2019~2020년 ‘박사방’ 사건의 피해자는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해 총 73명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목사방의 범행 수범이 훨씬 악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