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이 선포됐던 3일 밤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경찰 병력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5일 파악됐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현안 질의에 출석해 “(비상 계엄 선포 후)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방첩사 주관으로 수사본부가 꾸려질수 있으니 경찰에서 필요한 인력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제가 ‘준비하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여 사령관은 또 조 청장에게 선관위에 경찰 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조 청장은 “여 사령과이 ’우리가 선관위 쪽으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며 “만약에 거기서 우발 상황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경찰을 보낸 것)”이라고 했다. 조 청장은 여 사령관이 경찰 병력을 보내달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경찰이란 공권력은 법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며 “비상계엄 상황에서 방첩사령관이 요구한다고 해서 경찰 병력을 보내야 하냐”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장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는 과정의 배후에 윤 대통령 모교 충암고 출신인 ‘충암파’가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고교 1년 선배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선포를 건의했다. 여인형 방첩사령관도 충암고 출신이다. 여 사령관은 윤 대통령 고교 9년 후배로 야당으로부터 줄곧 계엄 의혹을 받아 왔다. 계엄사령부 편성 시 계엄사의 수사 업무를 전담할 핵심 직책인 합동수사본부장은 통상 방첩사령관이 맡는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후배는 방첩사령관에, 선배는 국방부 장관에 임명해 군 내 친윤 라인을 구축한 뒤 계엄 선포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