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누누티비 화면 캡처

정부는 “12월까지 저작권 침해 불법사이트를 단속하겠다”고 19일 밝혔다. 매년 정부는 ‘저작권 침해 사이트 차단’ 합동 단속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불법 사이트 대부분이 해외에 거점을 두고 있어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 경찰청은 지난 2018년부터 ‘온라인 저작권 침해 사이트 합동단속’을 실시해 총 211개 사이트 단속, 99명을 검거(12명 구속)했다. 작년 경남경찰청은 해외 서버를 이용해 웹툰 사이트를 운영하며 웹툰 1412개를 무단으로 게시하고 성 영상물 링크를 거는 방법으로 음란물을 유포한 운영자 2명을 구속했다. 또 제주경찰청은 국내외 영화·텔레비전 방송 스트리밍과 링크 사이트 4개를 운영하면서 영상 저작물 총 28만8819개를 송신한 운영자 1명을 검거하고 수익금 1억7500만원을 기소 전 추징 보전한 바 있다. 작년엔 인도네시아 수사기관과 국제 공조, 불법 아이피티브이(IPTV) 서비스 운영자 일당을 양국에서 동시 압수수색해 인도네시아 불법방송 운영자 3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불법 사이트들은 버젓이 활동 중이다. 불법 무료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대표적이다. 누누티비는 지난 2021년 6월 오픈 이후 국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의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를 무단으로 무료 스트리밍해왔다. 콘텐츠 업계 피해액만 약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논란이 일자 누누티비는 정부 단속 끝에 지난해 4월 14일 자진 폐쇄했지만, 약 두달 후인 작년 6월 누누티비 시즌2가 다시 생겨나기도 했다. 이들은 “기존 누누티비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홈페이지 구성과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를 게시하는 등 기존 누누티비와 유사한 점이 많았다. 이처럼 단속 강화로 사이트가 폐쇄됐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사이트를 오픈하는 식의 꼼수가 반복되는 것이다.

현재 누누티비는 다른 도메인으로 재오픈한 상태다. 기자가 누누티비 사이트를 들어가보니, 누누티비에는 각종 인기 드라마, 영화 이미지가 게시돼 있다. 다만, 19일 기준 동영상 직접 재생이 불가능하며, 동영상에 들어가면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티비위키 등 타 사이트 이동 링크로 연결된다. 누누티비는 “로그인 기능은 준비 중”이라고 적었다.

누누티비를 통해 연결되는 ‘티비위키’는 작년 6월 오픈한 대표적인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다. 넷플릭스, 디즈니+, 쿠팡플레이 등 대부분의 OTT 사이트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네덜란드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고 적었다. 이들은 지난 6월엔 공지 게시판에 “한국정부에서 수시로 차단 하는 관계로 앞으로는 사용자 여러분이 아래 우회 방법을 통해 접속 해주셔야 한다”며 상세히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또 텔레그램에는 매달 정부 단속을 빠져나가는 접속 주소 링크를 게재하고 있다.

이런 사이트들은 저작권 침해 뿐 아니라 불법 도박과 성인물 홍보용 배너광고를 수십 개씩 게시하며 돈을 벌고 있다. 티비위키에도 불법 도박 사이트 배너 광고들이 걸려 있다. 불법 콘텐츠는 사실상 미끼로, 이를 통해 불법 도박, 성인물 사이트로 넘어오도록 유혹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배너를 걸어주면 불법 도박, 성인물 관련 범죄수익을 분배하는 구조”라고 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런 불법 사이트들을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불법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등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서버를 해외에 두고 접속 주소를 바꾸는 방식을 사용해 원천 차단이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누누티비가 덩치를 키워 철퇴를 맞은 후 불법 사이트들은 덩치를 키우지 않은 채 소규모로 운영하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며 “결국 불법 사이트가 난립하게 되면서 콘텐츠·OTT 업계 피해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